이회창 신한국당대표가 1일 대표취임후 처음으로 "TV토론회"에 나서
정치력 검증을 받았다.

이대표는 이날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정치인과 시민대토론회"에 참석해
김현철씨 사법처리와 92년 대선자금 및 당내경선문제를 비롯한 정국현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그는 김영삼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 처리문제에 대해 "일단 검찰의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법에따라 순리대로 처리돼야 하며 아무 주저할 이유가
없다"고 비교적 단호한 태도를 나타냈다.

또 김씨 사법처리가 김대통령 하야요구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김씨의 구속이나 사법처리문제는 대통령의 국정수행과는 별개
문제"라며 "김씨 사법처리로 헌정이 중단돼서는 안된다"고 잘라말했다.

이대표는 92년 대선자금문제와 관련, "문제가 거론된 이상 국민의 의혹을
풀 수 있도록 규명되고 처리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그러나 대선자금은
여야는 물론 정치권 전체의 문제인 만큼 여야 모두 당시의 상황을 고백하고
진실을 밝히는 기조에서 처리돼야 할 것"이라며 야당측도 대선자금문제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쳤다.

한보자금을 수수한 당소속 의원들에 대한 징계문제에 대해서는 "당사자들을
일괄적으로 한묶음으로 처리하는 것은 곤란하다"면서 "개별 사정을 헤아려
처리하는게 옳을 것"이라며 검찰수사종결뒤 당차원의 "옥석"가리기 작업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이대표는 대선후보경선문제에 대해서는 가장 확고하게 대응하는 자세를
보였다.

그는 우선 "당대표가 됐지만 당무에 얽매여 실제로 다른 대선주자들이
하는 활동의 반만치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표라는 자리가 과연
프리미엄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다른 대선예비주자들의 대표직 이용
주장을 일축했다.

또 "대표로서 당을 이끌면서 당직을 내놓는다 내놓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당을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며 "현재로서는 대표직을 내놓는다는
생각을 일체 하지 않고 있다"고 대표직 고수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특히 "반이회창"정서와 관련, "현재 언론에 보도되는 민정계나
민주계, 주류나 비주류로 이뤄지는 분란이나 갈등 부분은 그렇게 뿌리깊고
염려스러운 상태가 아니다"면서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경선에서 패배할 경우 정계를 은퇴하거나 탈당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공정경선이 이뤄지면 당원으로서 그 결과를 승복하고 따르는 것이 도리"
라고 언급했다.

이대표는 "법대로"이미지와 현실정치사이의 괴리문제에 대해서는
"일도양단으로 흑백을 가르는 의미로 해석돼서는 안되며 우리정치가 최소한
법의 원칙에 의해 움직여가야 한다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실업자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 "벤처기업같은 중소기업 창출을 통해
실업자 문제를 해결할 생각"이라며 "그러나 이것으로 해결되지 않는
실업자들에 대해선 재취업 기회와 재취업 능력을 만드는 대책을 세워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표는 주한미군 문제에 대해서는 "주한미군 존재 자체가 한반도 전쟁
억지에 중요한 몫을 하고 우리의 전력지수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며
"우리군의 전력증강사업도 계속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 김삼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