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의 대선후보 경선방식이 당총재인 김영삼 대통령의 "김심" 중립과
함께 완전자유경선제, 결선투표제 실시 등으로 윤곽이 잡혀져 감에 따라
각 대선주자 진영이 본격적인 세 확산 작업에 들어가는 등 여권은 사실상
"경선정국"에 들어가고 있다.

각 대선 캠프는 김심이 중립을 지키는 상황에서의 경선에서는 어느 후보도
1차투표에서 30%선의 득표를 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이들은 일단 1차 투표에서 자체 득표로 1, 2위 안에 든뒤 2차 결선
투표에서 우호적인 후보와 연대해 대세를 장악한다는 전략으로 득표전에
나서고 있다.

당대표로서의 프리미엄을 갖고 있는 이회창 대표측은 "김심 중립"이 확인된
29일 겉으로는 "김심 중립이 특정 후보에게 유.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는 반응을 보였다.

민주계내의 "반 이회창 정서" 때문에 이대표에게 불리하게 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상황이 그렇지만은 않다"고 반박했다.

이대표측은 현재의 당내 대권구도를 "이회창이냐 아니냐"의 구도로 몰고
간다는 방침이다.

당대표로서 당의 각종 행사에 자연스럽게 참석할수 있고 당차원의 각종
이벤트를 만들어 나가면서 대세를 굳혀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이대표측은 그러나 다른 대선 주자들이 경선전 대표직 사퇴를 끈질기게
요구하고 있어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대표 발탁전에 "대표에 기용되는 인사는 경선을 포기해야 한다"고 한
발언에 발목이 잡히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경선전에 대표직을 사임할 경우 중도에 낙마한 것으로 비쳐질 것을
우려, 대표직 고수가 나중에 불공정 경선시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음에도
단안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김심이 혹시 이대표쪽으로 쏠리지나 않을까 우려해 왔던 박찬종 고문측은
자유경선제 도입에 대해 적극 환영의 뜻을 표하면서 누구든지 경선결과에
승복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고문측은 그동안 내밀히 전개해온 표밭갈이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특히 그동안 공을 들여온 민주계에 대한 공략에 더욱 치중하겠다는 것이
주요 전략이다.

박고문 캠프는 수도권과 부산.경남에서 확실한 지지세를 형성하고 있어 다른
주자들에 비해 확실한 우위를 구축할수 있을 것으로 장담하고 있다.

김운환 서훈 의원 등 부산과 대구 두 시지부 위원장이 이미 박고문 지지의사
를 공개적으로 밝힌 상태며 아직 드러내지 않는 지지자가 많다고 전한다.

29일에는 서석재 의원과 다시 회동했다.

그는 원외라는 불이익을 극복하기 위해 의원회관을 수시로 찾는 한편 이제
부터는 그룹별로 만나는 작업도 병행해 나갈 예정이다.

이한동 고문 진영도 "김대통령의 결단으로 높이 평가한다"는 반응을 보이면
서 당내 민정계와 경기.인천출신 의원및 원외위원장들과의 접촉을 강화해
나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등을 전제로 경선활동을 하다보면 3, 4등도 할수 있는게 아니냐"는
말로 최고 득표를 목표로 매진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한 측근은 "특히 민정계의 중심이 이고문쪽으로 쏠리고 있어, 경선에서
만큼은 타후보 진영에 절대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계의 김덕룡 의원측은 "김심 중립"의 이해득실과 관련, 당내 지지기반이
취약해 상대적으로 김심 의존도가 높은 영입파가 불리하게 됐다며 "김의원은
보다 홀가분한 입장에서 뛸수 있게 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결선투표제를 도입할 경우 당내 최대 계보인 민주계가 정권재창출의
주역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김의원측의 관측이다.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경선에 이르기까지의 민주계 단합과 결속인 만큼
김의원은 "민주화세력모임"의 확산에 주력할 계획이다.

당내세나 대중적 지지도에서 다소 밀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홍구 이수성
고문측은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홍구 고문측은 현재 미국을 방문중인 이고문이 귀국하는대로 원내외
위원장과 대의원 접촉에 최대한 주력할 계획이라며 "지역순방과 맨투맨 접촉
을 병행, 정치인으로서 이고문이 가진 장점을 부각시킬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수성 고문측은 이고문이 본격적으로 뛰게 되면 "민심"쪽에서도 어느 정도
자신이 있고 후보간의 합종연횡에서도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깜짝놀랄 만한 젊은 후보론"에 내심 기대를 걸어온 이인제 경기지사는
김심이 배제될 경우 당내 지지세에서 다소 밀릴지 모르나 권역별로 대의원
접촉을 넓혀 나갈 경우 선두주자들을 따라 잡을수 있다고 보고 다중 접촉에
주력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