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자살한 박석태 전 제일은행 상무는 자신이 맡은 일에 충실하고
책임감이 강한 전형적인 뱅커로 이름나 있다.

특히 국제그룹해체과정에서부터 부실기업처리에 관여한뒤 유원건설
우성건설 한보철강 등 부실기업처리를 도맡아 이 분야에 관한한 그를
따라올 사람이 없을 정도의 독보적 영역을 구축해 왔다.

지난 38년 전남 무안에서 태어난 박씨는 전남 함평의 학다리고를 거쳐
서울상대를 졸업한 수재.

지난 66년 제일은행에 입행한뒤 통영 방배동 돈화문 여의도 광주지점장과
심사1부장을 역임했다.

지난 94년 이사로 선임된뒤 한보철강과 관련돼 문책경고를 받아 지난
3월 퇴임했다.

이사로 선임된이후에는 유원 우성 한보등 줄곧 부실기업처리만 맡아
하루도 제대로 쉰적이 없었으나 부하직원들에게 싫은 소리 한번 하지 않아
따르는 직원들이 많았다.

처신도 곧아 지난 80년초부터 거주해온 망원동 단독주택이 수재를
입었을때 북한에서 보낸 구호미를 받을 만큼 "가난한 은행원"이었다.

천주교 신자로 부인 김주영(52)씨와 1남4녀를 두었다.

특히 둘째딸 소영씨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뒤 사법시험에 합격,
사법연수원에서 연수하고 있는 등 모범적인 가정을 꾸려 왔다.

< 하영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