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결혼의 계절.

신혼부부들은 먹는 피임약의 피임효과와 부작용을 제대로 몰라 사용에
혼선을 빚는 경우가 많다.

계획적인 피임을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경구용피임약으로 이를
제대로 복용했을 경우 피임실패율은 0.2~0.3%에 불과하다.

과거에는 경구피임약을 오래 먹으면 유방암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난소암
등이 유발된다는 보고가 많았다.

옛날의 경구피임약은 종양의 발생 및 증식을 촉진하는 난포호르몬을 다량
함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결과들은 경구피임약이 유방암 발병과 무관하고 자궁
내막암 난소암의 발병위험을 낮추며 자궁경부암을 일으킬 우려가 다소
있다고 입증하고 있다.

현재 시판되고 있는 약들은 난포호르몬의 양을 줄었고 종양의 발생 및
증식을 억제하는 황체호르몬이 혼합돼있어 암유발 부작용은 거의 없어진
셈이다.

피임약을 중단하면 임신이 안된다든가 약을 끊은후 임신하면 기형아가
생긴다는 것도 낭설이다.

임신을 원할 때 약을 끊으면 언제든지 정상적인 임신이 가능하다.

그러나 경구피임약은 혈압을 올리고 심혈관계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경구피임약을 복용하는 여성이 담배를 피우면 동맥경화를 억제하는
HDL(고밀도지단백)의 농도를 낮춰 해롭다.

한편 경구피임약은 술에 덜 취하게 각성시키는 효과는 있으나 알콜혈중
농도를 낮추지는 못하므로 음주단속을 피하고자 이를 이용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또 경구피임약을 복용할 때 항생제 진정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등을 이용하면 약물상호작용으로 피임효과가 감소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밖에도 일시적 부작용으로 경구피임약은 성욕감퇴 체중증가 유방통증
오심 구토 간암 등을 일으킬 수 있다.

< 포천중문의대 분당차병원 산부인과 신승주 교수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