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와이저"로 유명한 세계 최대맥주업체 미국의 안호이저부시사가 목하
고민중이다.

98년 프랑스월드컵 스폰서로 참여했으나 광고를 못할 처지에 빠졌다.

지구촌 최대의 축제에 엄청난 자금을 대고도 본전을 못 건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걸림돌은 지난 93년 프랑스에서 발효된 이른바 "에벵법".

주류와 담배에 대한 국내광고는 물론 경기장내 광고판설치조차 금지하고
있다.

법대로라면 지구촌에 생중계되는 월드컵경기에서 버드와이저광고를 보기
어렵게 됐다.

토니 폰투로 부사장은 "광고판설치조차 못한다면 액수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6월10일부터 프랑스 10개도시에서 한달간 치러지는 월드컵경기는
전세계에서 연인원 3백70억명의 시청자를 TV앞에 끌어모을 것으로 추정된다.

부시사는 최근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대표단을 파견, 프랑스정부측과
협상을 벌였다.

부시사는 에벵법에 수정안을 마련, 경기장 양측에 광고판설치를 요청했다고.

에벵법이 프랑스 국외로 방송되는 광고까지 규제토록 입법화된 조치는
아니라는게 부시사의 논거다.

그러나 주무부서인 프랑스청소년.체육부의 대변인은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아직 아무런 결정이 내려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부시사의 애간장은 타고 있다.

<유재혁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