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프로축구에 이어 프로농구가 생기면서 국민들은 더많은 선택의
자유를 누리며 여가시간을 보내게 됐다.

아무런 부담없이 경기를 즐기다보면 일하면서 쌓인 스트레스도 해소되고
연인과 즐겁고 신나는 시간을 보낸다.

감각적인 신세대들에게는 경기장조차 훌륭한 문화공간이다.

그러나 경영이나 창업에 관심이 많은 신세대들은 스포츠를 즐길 뿐만
아니라 이곳에서도 "노다지"를 캐는데도 골몰한다.

스포츠 상품화로 돈도 벌고 또 자기 하고 싶은 일을 즐긴다.

대기업들이 갖고있는 프로구단은 사실 수익보다는 회사홍보측면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영리를 목적으로한 회사라 부르기 어려우나 신세대들의
사업은 스포츠와 관련한 소비자들의 욕구를 찾아 충족시켜주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

이러한 스포츠산업의 대표로는 스포츠이벤트업체가 꼽힌다.

관중들의 흥을 돋굴 여러가지 응원이나 이벤트 등을 기획하는 스포츠
이벤트업은 과거에는 광고기획사에서 아르바이트하듯이 해왔다.

그러나 프로경기가 늘어나면서 전문화바람이 불어 스포츠이벤트만을
맡는 기획회사들이 속속 등장했다.

경기장뿐만 아니라 기업체나 학교의 체육행사들을 기획하고 있다.

이벤트꾼 히트커뮤니케이션 서진레스피아 이벤트비전 등 이들 스포츠
업체들은 기획팀과 함께 치어리더팀을 동시에 운영하며 경기장 운영에
특화하고 있다.

대학시절 응원팀에 있다가 스포츠이벤트업체 메이저기획사를 차린
정석진(32)씨 등 대부분이 20대후반.30대초반의 신세대들이다.

이들 기획회사에 몸을 담고 있거나 프리랜서로 활약하는 치어리더들도
스포츠산업 종사자.

아르바이트로 잠시 하는 경우도 있지만 고액 연봉을 받으며 스카우트
되는 "프로"들도 상당수 있다.

기획회사에 소속되기도 하지만 따로 팀을 이뤄 작은 회사를 차리는
경우도 많다.

이들은 "무엇보다도 춤을 좋아하고 관중앞에서 서면 절로 신이나
재미있게 일한다"며 "관중과 경기를 열띤 분위기로 이끄는 지휘자"
(한해란.26.여.이벤트꾼 대표)로 스스로를 평가할 만큼 자부심이 대단하다.

프로구단의 유니폼 모자 사진카드등 용품을 파는 캐릭터업체나 프로구단
설립을 지원하고 이름 유니폼등의 선정을 돕는 스포츠CI (이미지통일)
업체도 프로경기가 활성화되면서 서서히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운영경험이 축적된 프로야구단에서 회사별로
독자적으로 캐릭터사업을 벌이는등 그다지 발전하지 않았다.

지난해 미국 프로농구 (NBA)의 붐에 힘입어 NBA 용품판매를 하던
빅스포츠사가 지난해말에 부도를 내는 등 아직까지 초창기 형태를 벗아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농구연맹 (KBL)의 정지원(35) 과장은 "프로경기가 늘어나면서
캐릭터사업도 점차 모습을 드러내고 있으나 아직까지 틀을 갖추지는
못했다"고 평하고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의 여가패턴이나 소비성향을
볼때 시장성은 무한하다"고 말했다.

스포츠산업이 모험기업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창조적이고 도전적인
신세대 젊은이들에게는 아이디어만으로 승부낼 수 있는 새로운 사업분야로
떠오르고 있는 셈이다.

< 정태웅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