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는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증시는 경기나 수급 등 자체 논리로 움직일뿐 정치사건에 휘말리는 경우는
많지 않다는게 경험법칙이다.

7일부터 시작된 한보청문회에 대한 증시 반응은 한마디로 별로 걱정할게
없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증시는 증시 내부여건에 따라 움직일뿐 정치적 사건에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신성호 대우증권 연구위원)이다.

이는 지난 88년의 5공.광주청문회 때의 증시흐름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전국을 청문회 열기로 가득채웠던 88년 11월18일부터 12월13일까지 종합주가
지수는 오히려 769에서 919로 19.5%나 상승했다.

당시 긴축론자이던 조순 부총리가 물러나고 이승윤 부총리가 기용되면서
통화확대정책이 채택돼 자금사정이 풍부해진 탓이다.

증시가 85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대세 상승기에 있었던 점도 주가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번 한보청문회도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많다.

박용선 선경증권 조사실장은 "청문회는 증시의 기본적 흐름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돌출악재로 조정을 받을 경우 매수타이밍으로 잡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를 반영하듯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크게 올라 700선에 육박했다.

다만 기업과 관련된 악재가 잇달아 터질 경우엔 사정이 다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병문 LG증권 투자전략팀장은 "88년 청문회때도 기업이 관련됐던 일해재단
문제가 집중 거론됐던 11월11일부터 17일까지 보합세를 나타냈다"며 "청문회
진행과정에서 기업관련 악재가 나올 경우엔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 홍찬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