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상 설립회사인 파이낸스 업체들이 적대적 M&A(인수및 합병)의 새로운
방어세력으로 등장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파이낸스 업계는 최근들어 관계사나 우호적인 관계에
있는 기업이 발행하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주식연계 채권을 잇따라
인수하면서 경영권 방어를 위한 우호세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신세계파이낸스는 최근 한화종합화학이 발행한 4백억원어치의 BW와
동양화학공업이 내놓은 2백억원 물량의 BW를 인수했다.

현대파이낸스도 지난달에 한국코트렐의 BW 50억원어치를 비롯해 한국코아와
유유산업이 발행한 BW를 각각 1백50억원, 15억원어치 사들였다.

대신팩토링은 삼양사의 BW 3백억원어치를, 삼양파이낸스는 삼부토건의
1백50억원어치 BW를, 금성파이낸스는 대한통운이 발행한 5백억원어치 BW를
각각 인수했다.

S팩토링의 한 관계자는 "파이낸스사들이 관계사의 경영권 방어를 도와주기
위해 인수하는 경우와 우호적인 관계에 있는 기업의 경영권 방어를 서로
돕기 위해 BW를 바터식으로 인수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이 과정에서 일부 발행기업은 파이낸스사에 인수대금을 대주기도 한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종금사의 한 관계자는 "금융기관의 경우 계열사 주식취득시 의결권이 없다는
공정거래법의 적용을 받으나 파이낸스사는 상법상 설립기관이기 때문에
관계사의 BW를 인수해도 의결권 행사에 문제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D팩토링의 관계자는 "신주 인수권 실시 시기가 7월로 단기간이고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해 재테크 차원에서 BW를 인수했다"고 말해 재테크를
위한 BW 인수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광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