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은 한보철강의 당진제철소를 인수하지 않을 방침이다.

현대그룹 계열의 인천제철 관계자는 4일 "당진제철소는 근본적으로 경제
성이 극히 의심스러운 공장"이라며 "현재로선 단독이든,업계 공동이든 인수
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는 한보철강 위탁경영진이 지난 3일 당진제철소를 철강 전문기업이나
철강업계 컨소시엄에 매각해야 한다는 방안을 제시한데 이어 나온 반응이
어서 주목된다.

이 관계자는 "현대그룹은 고로방식의 일관제철소만이 앞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판단"이라며 "일관제철소 건설을 계속 추진한다는 입장엔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한보철강 위탁경영진이 철강업계 공동인수가 바람직하다고 밝
힌 데 대해 "자칫 경쟁력이 없는 부실 제철소를 업계에 공동으로 떠맡겨
국내 철강업계 전체를 부실화 시킬 수 있는 위험한 발상인데다 현실성도 없
다"고 지적했다.

또 인천제철외에 당진제철소 인수 가능기업으로 거론되고 있는 동국제강
과 강원산업 등도 "단독으론 인수여력이 없다"고 전제,"설령 업계 공동인
수가 추진되더라도 컨소시엄 참여여부는 당진제철소의 경제성을 보다 면
밀히 검토한 후에나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한편 철강업계 관계자들은 "포철 출신의 위탁경영진들이 철강업계에 당
진제철소 공동인수를 권유하면서도 포철은 참여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이해가 안된다"며 "이는 당진제철소의 경제성이 없다는 점을 역설적
으로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차병석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