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와 협력을 다짐하는 산업평화 바람이 전국산업현장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강성사업장으로 평가받고 있는 민주노총산하 노조와
대규모 사업장에서의 노사화합결의가 급증하고 있어 산업평화분위기가
국내 노사관계의 일반적인 흐름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31일 노동부에 따르면 올들어 이날 현재 노사화합을 결의한 근로자수는
모두 81개 업체 13만4천4백명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2백46개 업체 8만5천9백
여명보다 56%나 늘어났다.

이 가운데 개별기업 단위의 결의대회는 42개 업체 13만1천1백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4개 업체 4천8백여명에 비해 참여업체수는 3배,
참여인원은 27배나 늘었다.

그러나 지역별 공동결의대회는 39개업체 3천3백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백32개 업체 8만1천여명에 비해 참여업체와 근로자수 모두가 감소했다.

특히 올해 산업평화를 다짐한 사업장 중에는 효성중공업을 비롯, 쌍용
자동차 한국프랜지 효성금속 기산(자동차판매사업본부) 기아모텍 등 민주
노총산하 "강성"사업장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노사화합분위기가 국내노사
관계를 주도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또한 대규모 사업장의 참여도 두드러져 30대 그룹 계열사 가운데 대우
전자 삼성중공업 동국제강 LG전자 삼성항공 두산기계 등도 이미 노사화합
결의대회를 통해 산업평화에 나설 것을 다짐한 상태다.

올 노사화합결의대회의 또하나의 특징은 노조가 임금동결을 선언하거나
회사측에 임금결정을 일임하고 회사가 정상화될 때까지 무쟁의.무분규를
선언한 사례가 많았다는 점이다.

실제로 효성중공업 삼성중공업 삼성항공 효성생활산업 비락 등 31개
사업장은 임금협상 무교섭타결을 선언했다.

또 평사원까지 임금을 동결한 사업장은 LG전자 포항제철 쌍용자동차
동국제강 등 41곳에 달했다.

노동부의 백일천 노사협의과장은 "연말연초에 노동법파문이 있었는데도
노사화합 열기가 이어진 것은 참여와 협력의 생산적 노사관계가 정착되지
않는한 어려움에 빠진 경제를 살릴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노사 모두에
확산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김광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