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자 미국 상업용 인공위성이 86년 1월6일과 96년 1월23일
밤에 찍은 한반도 사진을 나란히 실어 북한의 전력사정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줬다.

86년의 북한 지역은 평양 및 그 인근지역 신의주 청진 함흥 등 대도시
중심으로 밝게 나타났으나 96년엔 평양시 지역만 밝은 점이 보일뿐
나머지 지역은 암흑에 쌓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도 그럴 것이 통일원 추계에 따르면 95년 현재 남북한 발전설비능력은
남한이 3천2백18만kW인데 비해 북한은 7백24만kW로 남한이 북한의 4.4배가
되고 발전량에 있어서도 남한이 1천8백47억Kwh인데 비해 북한은
2백30억Kwh로 그 격차가 8.9배이상에 달하므로 북한야경이 남한보다 훨씬
어두울 것은 당연한 이치다.

문제는 북한이 10년전 보다도 한층 어두워졌다는 사실에 있다.

북한 전력사정이 악화된 이유는 공급면에서 화력발전연료인 석탄
생산량의 감소와 탄질으 저하, 수력자원의 한계및 기존 발전설비의 노후화
등 발전능력이 떨어졌으나 막대한 자금부담 때문에 추가 발전소 건설이
부진한것 등을 들수 있다.

반면 전력 수요면에선 석유공금 감소로 에너지의 전력의존이 심화됐고
송.배전시설 노후와 에너지 관리기술 낙후로 전력손실 증대 등이 꼽힌다.

에너지 전환 손실이란 1차에너지 공급과 최종소비 사이에 발생하는
격차로 북한으 경우,유엔 추정에 따르더라도 발전열효율은 30% 미만이고
최종 소비까지의 전력손실도 15~16%나 된다.

따라서 북한은 전력부족으로 공장 가동률이 30~40% 수준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이런 형편에 가정에 대한 전력공급이 제대로 될리가
없다.

통일원은 "북한의 전력사정"이란 보고서에서 "북한은 군수물자를
생산하는 1급 기업소이상은 24시간, 그밖의 기업소는 오전 7시~오후
5시까지 10시간, 일반 가정은 오전 5시~7시, 오후 5시~8시까지 하루 2회
총 5시간 등 대상별로 전력을 차별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미 93년 "전열기 사용제한 규정"을 제정해 일반 가정에서
2.4평방은 25W, 3.6평은 40W, 6평이상은 100W로 전등사용을 제한했고
"전력낭비자"는 "반동행위자"로 강제수용소로 보낸다고 한다.

북한은 밤.낮 가릴것 없이 항상 도울수 밖에 없는 모양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