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 요구로 비상계엄이 해제된 4일 밤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윤석열 정권의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이날 저녁 6시부터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윤석열 퇴진 시민대회'를 열었다. 주최 측이 추산한 참가 인원은 1만명, 경찰의 비공식 추산 인원은 2000명이다.이들은 촛불을 들고 "윤석열은 퇴진하라", "국민이 승리했다", "퇴진광장을 열어내자", "국민주권 실현하자" 등 구호를 외쳤다.마이크를 잡은 한상희 참여연대 공동대표는 "극악무도한 대통령"이라며 "우리의 역사를 망친 바로 그 계엄을 했다. 당장 사퇴시켜야 한다"고 했다.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도 "오늘부로 윤석열은 대통령이 아니다"라며 윤 대통령을 내란죄 현행범으로 체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들이 연단에 올라 자유 발언을 하기도 했다.인천에서 온 조진영씨는 2년 전 대선에서 윤 대통령을 뽑았다면서 "여러분은 결자해지란 말을 알 것"이라며 "제가 저지른 실수에 대해 최소한의 책임을 지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탄핵을 외쳤다.이미현 씨는 "쌍둥이 아들을 군대에 보낸 엄마로서 이 자리에 서지 않을 수가 없었다"며 "대한민국이 자기 건 줄 알고 불법계엄을 선포했다"고 말했다.이들은 집회가 끝난 뒤 용산 대통령실까지 행진했다.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KBS 내부에서 보도국장이 대통령실로부터 계엄 방송을 준비하라는 언질을 미리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전국언론노조 KBS본부(이하 KBS 본부)는 4일 성명서에서 "최재현 보도국장이 계엄 발표 2시간 전쯤 대통령실로부터 '계엄 방송을 준비하라'는 언질을 받았다는 소문이 있다"며 "사실이라면 대통령실이 KBS의 편성에 명백히 개입해 방송법을 위반한 것이며, 최재현 국장은 사퇴는 물론이고 당장 사법처리 받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다만 KBS 측은 이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오후 10시 23분께 비상계엄 선포를 했다. 최 국장은 약 2시간 전인 8시대에 '계엄 방송' 언질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KBS본부 측의 주장이다.이와 함께 KBS본부는 향후 최 국장 등을 방송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는 계획이다.KBS본부는 자사의 비상계엄 특보 방송에 대해서도 "보도 참사였다"고 혹평했다. 이들은 "신속히 특보 체제를 가동하지 않아 한참동안 '시사기획 창'이 방송됐다"며 "타사가 국회 앞 현장 상황을 재빠르게 확보해 실시간으로 보여줄 때도 대통령 담화와 의미 없는 해설로 시간을 보냈다"고 지적했다.또한 "야당 대표와 국회의원들의 기자회견을 뒤늦게 방송하고, 여야균형을 맞춘다는 형식논리로 비상계엄의 원인은 야당에 있다는 여당 인사의 발언을 버젓이 방송했다"며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의 당사 집결 지시로 여당 의원들이 표결하지 못했는데도 국회 출입문이 폐쇄돼 투표를 못 했다는 추 의원의 변명을 검증도 없이 보도했다"고 덧붙였다.그러면서 "(국회 현장에서) KBS 기자들
3일 밤부터 4일 새벽까지 이어진 비상 계엄령 선포로 인해 군인들의 단체 식사 예약이 급히 취소된 사실을 알린 경북 소재의 한 국밥집 사장이 "어수선한 분위기에도 결국 오늘 점심 군 부대원들이 식사 예약 약속을 지켜주셨다"며 훈훈한 후일담을 전했다.앞서 4일 오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쓴 국밥집 사장 A씨는 모 공군부대 B대위와 나눈 문자메시지 대화를 갈무리해 올렸다.대화에서 B대위는 계엄 선포 2시간여 만인 4일 오전 12시30분께 "사장님 밤늦게 죄송하다"고 운을 뗀 뒤 "내일 점심 예약한 공군부대 B대위다. 현재 계엄령 관련해서 저희 부대에 긴급 복귀 지시가 하달돼 죄송하지만 내일 식사하기 힘들 것 같다"며 급하게 예약 취소를 요청했다.A씨는 "군필자라면 당연히 이해하는 부분이다. 밤늦게 고생 많으시다"며 예약 취소를 받아들였다.이어 A씨는 "교육받는 군인들 달에 한 번 단체예약으로 식사 40명씩 오는데 계엄령 때문에 취소됐다"며 "준비 다 해놨는데, 상황 알고 있으니 돈 물어달라 하기도 그렇고 군인들이 무슨 죄냐. 준비해 놓은 재료 절반은 다 버려야 한다"며 허탈한 심경을 토로했다.안타까운 사연에 네티즌들의 관심이 모아진 가운데 A씨는 이후 "해피엔딩"이라며 새로운 글을 게재했다. 그는 "오전 11시께 취소하셨던 B대위가 다시 전화줬는데 '부대 복귀를 하든 안 하든 와서 식사를 꼭 해서 약속을 지키겠다'고 하시더라"라며 "사실 어제 새벽에 연락해주신 것도 계엄령 떨어진 바쁜 와중에 생각해서 연락을 준 것 아니냐. 너무 감사했다"라고 말했다. A씨는 "부랴부랴 낙담해있던 아내 깨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