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자금을 피하라"

은행 자금담당자들이 요즘 바빠져 있다.

어떡하든 B2자금을 쓰지 않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자금운용도 가급적 단기로 하고 여유돈 확복하기 위해 분주하다.

은행들이 B2자금을 피하려는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B2자금은 있어 왔다.

한국은행은 지준이 모자란 은행에 대해 B2자금을 지원해 지준을 쌓게 했다.

그런데도 최근들어 B2 회피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은 한은이 지난달
23일부터 자금성격을 바꾸고 나서부터.

한은은 지준마감을 앞두고 콜금리 등이 상승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B2자금에서 벌칙성 성격을 제거하고 필요할 경우 언제든지 이 자금을 쓰도록
했다.

은행별 한도(15일동안 지준액의 1백%, 하룻동안 지준액의 50%)도 정해줬다.

다만 콜금리에 2.0%포인트를 얹은 금리를 적용, 금리면에서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그러나 은행들은 여전히 이 자금에 대한 거부감이 강하다.

금리불이익은 그렇다 치더라도 대내외적인 신용도추락이 염려되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한은의 의도만 보면 이 자금을 쓰더라도 별문제가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으면서도 제도가 바뀐뒤 B2자금을 쓴 첫번째 은행이란 불명예
를 뒤집어 쓰기 싫다는 의식이 팽배하다"고 말했다.

최근 자금사정이 여유가 있으면서도 금리가 상승곡선을 긋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원태 한은 자금담당이사는 그러나 "환율 금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통화관리를 하고 있을뿐 의도적으로 B2를 쓰게 하는건 전혀 고려치 않고
있다"며 "3월 상반월의 경우 무난히 지준마감을 할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하영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