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 부도가 국내 금융기관들의 장기차입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한보철강 부도이후 큰 폭으로 오른 코리안프리미엄이 내리지 않고 있는데다
한국계 채권에 대한 기피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외신인도가 급속히 떨어진 제일 조흥 등 일부 은행들은 올 상반기중
채권 발행을 사실상 포기하고 있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올들어 해외에서 만기3년이상의 채권을 발행한 은행은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 등 단 두 곳에 그쳤다.

이들 은행은 국책은행인 탓에 국가신용도로 채권을 발행,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다수의 시중은행들은 해외채권 발행을 무기연기해 놓고 있다.

제일 조흥 외환 등 한보철강에 부실여신이 물린 은행들은 조달비용이 종전
보다 0.2~0.3%포인트 올라 채권 발행에 엄두를 내지못하고 있다.

또 한보철강과 직접 관련이 없는데도 조달금리가 0.1%포인트가량 오른
신한 하나 장기신용은행 등도 발행계획만 세워둔채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함께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외신인도가 낮은 종금사 등 제2금융권의
차입은 상대적으로 더 큰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다.

장기신용은행의 한 관계자는 "당초 1월말께 유러시장에서 1억달러의 변동
금리채를 발행하려 했으나 한보철강 부도로 무산됐다"며 "기업들에 대한
외화대출 등 역내.역외자금 지원에 상당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조일훈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