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4년 10월, 베트남과 한국의 특수한 역사적 관계에 관심을 갖고
있던 젊은 작가들이 모여서 "베트남을 이해하려는 젊은 작가들의 모임"
(약칭 베트남 모임)을 결성하였다.

이 모임에 참가하고 있는 회원들은 비록 참전세대는 아니지만 베트남을
둘러싼 제반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모임에
참여하게 되었다.

베트남에 대한 회원의 관심은 다만 "해외여행"과 같은 호사취미가
아니다.

아직도 통일을 이루지 못한 우리 조국의 분단현실과 관련하여서도
베트남을 하나의 중요한 "화두"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참가 의의는
크다고 할 수 있다.

베트남을 이해하는 일은 결국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베트남 모임"은 한 달에 한 번씩 정기 만남을 갖고 베트남의 역사와
정치.경제.문화 및 예술 전반에 대한 문제들을 공부하고 토론하여 베트남을
이해하려는데 그 노력을 다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 96년 1월 몇몇 회원이 중심이 되어 베트남의 하노이에서
남부 메콩유역까지 베낭을 메고 현지 답사를 한바 있다.

그 과정에서 회원들은 특히 베트남 어린이들의 비참한 실상을 보고
배우며 그들을 위해 무엇인가 뜻있는 일을 하고자 의견을 모았었다.

그리하여 지난해 11월 18일 출판문화회관에서 "제1회 베트남 연대의 밤"
행사를 통해 한구고가 베트남의 불행했던 역사를 창조적으로 극복함을
물론, 새로운 협력과 화홰의 공존을 모색한 자리로써 작가적 양심의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길을 열기도 하였다.

이 행사를 통해 얻은 수익금 전액을 베트남 호시민시에 있는 아동보호센터
(회장 응우엔 티 찌우)에 지원하였다.

앞으로도 "베트남 모임"은 지속적인 공부와 토론을 통해 한국과 베트남의
바람직한 미래 관계를 정립하는 데 노력할 것이다.

"베트남 모임"은 현재 회장을 맡고 있는 필자와 연락간사 김남일
(소설가)을 중심으로 소설가 윤정모, 최인식, 김인숙, 방현석, 시인 양문규,
김형수, 이재무, 박철, 평론가 한만수, 현준만, 김재용, 최재봉 등
20여명의 문인과 30여명의 후원회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베트남 모임"은 "베트남 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할 문인이라면 누구든지
가입이 가능하고, 후원회원 역시 이와 마찬가지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