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유력일간지 워싱턴 포스트지의 발행인인 캐서린 그래햄의 자서전
"나의 기록" (노프 간 29.95달러 원제 : Personal History)이 출간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숱하게 많은 보통사람들의 자서전이 서점
진열대를 뒤덮고 있는 가운데 출간된 이 책은 그러나 여느 자서전과
달리 워싱턴 포스트의 성장사와 미신문산업의 변화과정을 한눈에 보여
준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 자서전은 그래햄 개인의 삶과 워싱턴 포스트지의 이면사, 그리고
20세기 동안의 미국 신문의 변화에 얽힌 뒷얘기를 솔직하게 그리고 있다.

또 돈과 권력, 섹스스캔들, 고난과 도전에 관련된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있어 독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손색없다는 평이다.

부유한 사업가 아버지를 둔 탓에 별다른 어려움 없이 최고의 상류층과
어울리며 화려한 성장기를 보낸 그래햄이 본격적으로 워싱턴 포스트 경영에
뛰어든 것은 남편 필립이 자살한 1963년 무렵.

아버지 유진 메이어가 1932년 파산한 워싱턴 포스트를 82만5천달러에
사들인지 30년만에 별다른 준비없이 경영일선에 뛰어들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어 그때까지 그저 그런 신문에 불과했던 워싱턴 포스트는 70년대에
들어 베트남전쟁과 관련된 국방성 비밀문서 게재 및 워터게이트사건 보도를
통해 일약 세계적인 신문의 하나로 주목받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 사건들은 또 워싱턴 포스트뿐 아니라 전체 미국 신문업계에도 대단한
변화를 몰고 왔다고 설명했다.

신문편집과 신문사 경영이 별개의 영역으로 분리됐으며 비밀이나 비리와
관련된 언론과 정부간의 묵계가 더이상 존재하지 않게 됐다는 것.

그리고 그래햄은 닉슨 대통령을 사임케했던 워터게이트사건 보도에서
자신이 큰 역할을 수행하지는 않았으며, 단지 도전적인 저널리스트를
고용하고 그들이 맡은 일을 하도록 내버려 뒀을 뿐이라고 밝혔다.

< 김수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