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비즈니즈에 이상 없다.

20일 등소평의 사망소식을 접한 국내기업들의 반응은 이렇게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개방정책은 이미 확고한 정책방향으로 굳혀졌기 때문에 등사망
후에도 계속될 것"(현대그룹 정순원상무)이라는 판단때문이다.

이같은 판단은 현대그룹뿐 아니라 국내기업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작년말 중국지사 근무를 마치고 돌아온 LG상사의 이우용부장도 등의
후계자인 강택민이 이미 확고한 권력기반을 구축해 등사망이후에도 중국내
사업환경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물산의 맹주룡차장은 특히 "지난 95년 천안문 사태때 서방기업들이
앞다투어 철수하는 와중에 일본의 오노시멘트는 대련에 1억달러를 투자,
중국정부로부터 각종 우대혜택을 받았다"며 기업들의 성급한 행동은 손해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중국의 향후정세가 안정적일 것이라는 판단을 반영, 현대 삼성
대우 등 주요 그룹들은 이날 등소평사망 이후의 대중사업전략에 관한
자료에서 현재 가동중이거나 추진중인 프로젝트에 아무런 차질이 없을
것이며 오히려 앞으로도 대중투자진출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밝히고 나섰다.

각 그룹이 밝힌 내용에 따르면 현대그룹의 경우 중국 대련에 1억2천만
달러의 컴퓨터 하드디스크드라이브 공장 건설을 계획하는 등 오는 98년까지
자동차 전자 조선 정보통신 분야를 중심으로 23억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전자분야를 중심으로 10억달러를 중국에 투자해놓고 있는 삼성그룹도
추가로 천진에 4억달러를 투자, 연산 3백만대 규모의 브라운관 공장을
건설하는 등 유화 및 전자분야에서 1억달러 이상의 투자프로젝트 3-4건을
추진중이다.

LG그룹은 중국을 제2의 내수시장으로 개발한다는 전략아래 2005년까지
중국에서의 매출을 5백억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LG는 중국내 10개 지역에 가전공장을 세우는 것을 비롯,
2005년까지 중국에 25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국교수립 전인 지난 87년 국내기업중 처음으로 대중투자에 나선
대우그룹도 투자규모 2억5천만달러의 자동차부품공장을 포함, 앞으로
3-4년 내에 중국투자 규모를 자동차 철강 정보통신을 중심으로 50억달러로
확대키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산동성지역에 3억달러를 들여 시멘트 공장을 건설하고
천진에 1천5백만달러 규모의 전자렌지 공장을 건설하는 등 현재 30개인
현지투자기업을 1백개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선경그룹도 15억달러를 투자, 심천에 초대형 정유공장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며 장기적으로는 중국에 1백억달러를 투자한다는
의욕적인 계획을 갖고 있다.

또 쌍용그룹은 15억달러를 들여 청도에 정유공장건설을 포함, 2005년까지
정유 기계 시멘트를 중심으로 20억달러를 투자키로 했고 금호그룹은
남경 천진 등에 타이어 공장건설을 비롯, 2001년까지 7억달러를 중국에
투자키로 하는 등 할 계획이다.

이처럼 등의 사망 이후에도 대기업들이 대중투자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어
지난해 46억달러에 달했던 우리 기업들의 대중 투자규모는 앞으로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한편 제조업투자와 함께 국내기업들의 주요 비즈니스 분야인 중국건설시장
진출도 여전히 활기를 띨 것으로 업계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는 22개 업체가 36건 18억달러 규모의 공사를 시공중인데
주요공사로는 해남도 해상설치공사(현대중공업 6억4천만달러) 북경LG빌딩건설
(LG건설 3억달러) 북경갈릴리세계무역광장(대우건설 2억달러) 북경그린빌라
((주)신성 1억2천6백만달러) 해기기 빈해 개발구공사(진로건설 5억달러)
북경현대센터공사(현대건설 1억5천만달러) 대련 희망빌딩(현대건설
1억5천만달러) 상해 포동 은광대하(포스코개발 1억2천만달러)등이 있다.

이밖에 국내 건설업체들은 총공사비 1백77억달러에 달하는 삼협댐건설을
비롯, 동방대교건설 북경-상해간 대수로사업 등 대규모 토목건설사업에
참여를 추진중이다.

<임혁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