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감독원이 20일 발표한 특별검사결과는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을 하나도
밝히지 못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은감원의 감독업무에는 하자가 없었다는걸 애써 증명하는 방향으로 특검이
이뤄진 점도 눈에 띈다.

따라서 특검은 검찰수사의 보조수단을 벗어나지 못했고 은행 임직원에 대한
문책근거를 찾기 위해 의도적으로 짜맞춰졌다는 시선도 받고 있다.

은감원은 특검결과 사업성 검토가 철저하지 못했고 여신취급및 사후관리도
소홀했다는 추상적 사항들만 찾아냈을뿐 대출금 유용 등 구체적 사실을 아무
것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은감원은 특히 전문평가기관 부재와 신탁계정 여신규제한도 미설정 등
제도적 문제점을 나열, 한보사태가 "외압"에 따른 것이라기보다는 제도적
미비와 은행들의 심사소홀에서 기인했다는 논리를 애써 강조하려 했다.

아울러 지난 95년까지의 정기검사결과를 장황하게 설명, 스스로에 대한
"면죄부"를 부여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결국 검찰 수사결과와 마찬가지로 은감원의 특검도 결론을 미리 정해놓은
"짜맞추기식"이었다는 지적을 받게 됐다.

< 하영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