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섬우화] (39) 제1부 : 압구정동 지글러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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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국산 중형차를 뺀지 1년도 안 되었다.
그러나 이번 기회에 외제를 사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어떤 사람이든 지영웅보다는 끈기가 있고 딜을 잘 한다.
지영웅은 참을성이 없다.
흥정에는 영 형편없는게 지코치의 순진성이다.
"그것 괜찮은 조건이지만, 우선 나는 차를 모르니까 한번 카센터에
가서 내가 그 차의 상태를 알아보고 하지요"
그러자 지영웅은 화가 벌컥 난다.
"누님같이 돈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분이 무얼 그것 가지고 그러세요?
기분 내키면 몸과 마음을 서로 주고 받는 사이에 거저 주는 사모님도
있는데"
그러자 박사장은 농으로 진실을 말한다.
"언제 미스터 림이 나에게 사랑한다고 한적 있나? 밤낮 엄살떨면서
마지못해 침대로 가서는, 생각해봐. 안 그래?"
지영웅은 밖에서는 림가 행세를 한다.
그녀는 순간 분한 생각이 들었다.
그가 비겁하게 매달리면서 차를 사라니까, 그런 기분 나빴던 기억이
되살아난 것이다.
그는 언제나 한 타임만 지나면 침대를 빠져 나가려고 기를 썼다.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면서 어두운 방에서 도망치려고 기를 쓰고, 그녀는
돈이 아까워서 갖은 애걸을 하면서 그를 착취했다.
지영웅의 생각에 그것은 정말 착취당하는 기분이었다.
처음부터 그랬다.
그가 그러면 그럴수록 박사장은 그를 지독하게 다루었고 물어죽이고
싶은 심정으로 으르렁거리면서 상처를 입혔다.
늙은 암사자와 새끼사슴의 싸움처럼 가엾고 슬픈 풍경이었다.
"누님하고 저하고는 뭔가 살이 낀것 같아예"
그는 가끔 그녀에게 화대를 받으면서 그렇게 얼버무려서 지옥을 빠져
나오곤 했다.
그런 기억들이 지금 그녀의 사나운 야성적 기질에 불을 댕긴다.
그러나 저러나 자기의 차를 탐낸 사람은 당장은 그녀 뿐이었으므로
지영웅은 붙들고 늘어지기로 한다.
"누님, 가격 가지고 그렇게 인색하게 굴지 말고요. 저에게 동정을 베푸는
셈 치고 흥정해주이소. 누님은 좋은 차를 타시니 좋고, 저는요 할아버지
한분 계신 것 구해드리니 좋지 않어유?"
죽은 할아버지를 그는 가끔 진짜처럼 팔고는 한다.
그건 그랬다.
박여사는 어차피 초등학교부터 사범학교 동창들에게 기염을 토하려면
비앰더블류쯤 타고 유세를 하고 싶다.
그러나 오늘은 우선 인석과 데이트를 하는 날이 아닌가? 돈을 많이 써도
언제나 감질나는 지영웅과는 사실 그만 만나고 싶고 다른 아이를
소대가리에게 부탁하고 싶었다.
오늘은 녀석이 인물하나 반반한 것 가지고 백만원이나 화대를 요구했지만
좀 더 그의 서비스가 나을까 해서 주머니 톡톡 털어서 수표한장 해왔는데,
이 아이는 도무지 움직일 염도 않는다.
지영웅은 정말 한번도 고분고분한 콜보이가 아니다.
"여기서 이러구 있을 거야?"
박사장은 험악한 얼굴이 되면서 따지고 든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그녀는 미소를 잃지 않고서 말한다.
상당히 능글능글한 여자다.
지영웅은 진땀이 버쩍버쩍 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7일자).
그러나 이번 기회에 외제를 사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어떤 사람이든 지영웅보다는 끈기가 있고 딜을 잘 한다.
지영웅은 참을성이 없다.
흥정에는 영 형편없는게 지코치의 순진성이다.
"그것 괜찮은 조건이지만, 우선 나는 차를 모르니까 한번 카센터에
가서 내가 그 차의 상태를 알아보고 하지요"
그러자 지영웅은 화가 벌컥 난다.
"누님같이 돈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분이 무얼 그것 가지고 그러세요?
기분 내키면 몸과 마음을 서로 주고 받는 사이에 거저 주는 사모님도
있는데"
그러자 박사장은 농으로 진실을 말한다.
"언제 미스터 림이 나에게 사랑한다고 한적 있나? 밤낮 엄살떨면서
마지못해 침대로 가서는, 생각해봐. 안 그래?"
지영웅은 밖에서는 림가 행세를 한다.
그녀는 순간 분한 생각이 들었다.
그가 비겁하게 매달리면서 차를 사라니까, 그런 기분 나빴던 기억이
되살아난 것이다.
그는 언제나 한 타임만 지나면 침대를 빠져 나가려고 기를 썼다.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면서 어두운 방에서 도망치려고 기를 쓰고, 그녀는
돈이 아까워서 갖은 애걸을 하면서 그를 착취했다.
지영웅의 생각에 그것은 정말 착취당하는 기분이었다.
처음부터 그랬다.
그가 그러면 그럴수록 박사장은 그를 지독하게 다루었고 물어죽이고
싶은 심정으로 으르렁거리면서 상처를 입혔다.
늙은 암사자와 새끼사슴의 싸움처럼 가엾고 슬픈 풍경이었다.
"누님하고 저하고는 뭔가 살이 낀것 같아예"
그는 가끔 그녀에게 화대를 받으면서 그렇게 얼버무려서 지옥을 빠져
나오곤 했다.
그런 기억들이 지금 그녀의 사나운 야성적 기질에 불을 댕긴다.
그러나 저러나 자기의 차를 탐낸 사람은 당장은 그녀 뿐이었으므로
지영웅은 붙들고 늘어지기로 한다.
"누님, 가격 가지고 그렇게 인색하게 굴지 말고요. 저에게 동정을 베푸는
셈 치고 흥정해주이소. 누님은 좋은 차를 타시니 좋고, 저는요 할아버지
한분 계신 것 구해드리니 좋지 않어유?"
죽은 할아버지를 그는 가끔 진짜처럼 팔고는 한다.
그건 그랬다.
박여사는 어차피 초등학교부터 사범학교 동창들에게 기염을 토하려면
비앰더블류쯤 타고 유세를 하고 싶다.
그러나 오늘은 우선 인석과 데이트를 하는 날이 아닌가? 돈을 많이 써도
언제나 감질나는 지영웅과는 사실 그만 만나고 싶고 다른 아이를
소대가리에게 부탁하고 싶었다.
오늘은 녀석이 인물하나 반반한 것 가지고 백만원이나 화대를 요구했지만
좀 더 그의 서비스가 나을까 해서 주머니 톡톡 털어서 수표한장 해왔는데,
이 아이는 도무지 움직일 염도 않는다.
지영웅은 정말 한번도 고분고분한 콜보이가 아니다.
"여기서 이러구 있을 거야?"
박사장은 험악한 얼굴이 되면서 따지고 든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그녀는 미소를 잃지 않고서 말한다.
상당히 능글능글한 여자다.
지영웅은 진땀이 버쩍버쩍 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