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회장 뽑아야 하는데..." .. 대행체제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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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꼭 뽑아야 할 텐데"
서울 마포구 대흥동에 있는 한국경영자총협회 사무국은 요즘 뒤숭숭한
분위기다.
지난 1년간 회장직무대행을 맡아 "무주공산" 신세를 면하게 해줬던
이동찬명예회장(코오롱그룹명예회장)이 "이번에는 정말로 그만 두겠다"고
공식 선언했기 때문이다.
한달에 한번씩 사무국 업무보고를 받는 이회장은 10일 경총회관에 들러
"지난해에는 내가 회장으로 정기총회를 주재한 책임이 있어 할 수 없이
회장 노릇을 해왔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고 운을 뗀 뒤
"더 이상 경총회장 자리를 공석으로 둘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총 관계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새 회장을 선임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느껴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문제는 경총의 경우 회장선임이 어느 단체보다도 어렵다는 데 있다.
경총회장은 대형분규가 터지면 연일 재계 비상대책회의를 주재해야한다.
회장사로서 출연금도 적잖게 내야 한다.
여기다 올해부터는 노총과 민노총 등 양대노동단체를 모두 상대해야할
가능성도 높다.
한마디로 "낯도 안서고 빛도 안나는 자리"다.
경총 직원들은 그래서 올해도 "이동찬 리스트"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 리스트는 이회장이 수첩에 적어 다닌다는 "후임 회장 후보 명단"이다.
현재 이 리스트에는 정세영현대자동차명예회장 구본무LG그룹회장
김석준쌍용그룹회장 장치혁고합그룹회장 김창성전방회장 등의 이름이
들어있다고 한다.
이 가운데 현재로선 정명예회장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정명예회장과 이명예회장의 친분 관계로 볼 때 15년 동안이나 경총을
맡아온 이명예회장이 간곡히 요청할 경우 "단임"을 전제로 맡아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경총은 보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정명예회장측에서도 고사하고 있는 상태다.
LG의 구회장의 경우 지난해에는 취임한지 얼마되지않아 그룹경영을
더 챙겨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거부했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그러나 구회장은 작은 할아버지인 구평회회장이 무협회장을 맡고
있다는게 걸림돌이다.
현재 경총수석부회장을 맡고 있는 고합의 장회장의 경우도 기업규모
연령 경력등 여러모로 적임자로 꼽히지만 본인이 고사하고 있다.
경총은 13일 이사회를 갖고 회장 선임문제를 확정지어 25일 정기총회에서
추대할 예정이다.
본인들의 수락이 없을 경우에는 지난해와 같이 궐석추대 형식으로라도
선임한다는게 경총의 방침이다.
문제는 경기가 하필 하강국면이라는 점이다.
각 기업 총수들이 자기 기업 경영에 온 힘을 쏟아야 하는 시기라는
얘기다.
재계가 새 경총회장 선임문제에 이번에는 어떤 결론을 낼지 주목된다.
< 권영설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2일자).
서울 마포구 대흥동에 있는 한국경영자총협회 사무국은 요즘 뒤숭숭한
분위기다.
지난 1년간 회장직무대행을 맡아 "무주공산" 신세를 면하게 해줬던
이동찬명예회장(코오롱그룹명예회장)이 "이번에는 정말로 그만 두겠다"고
공식 선언했기 때문이다.
한달에 한번씩 사무국 업무보고를 받는 이회장은 10일 경총회관에 들러
"지난해에는 내가 회장으로 정기총회를 주재한 책임이 있어 할 수 없이
회장 노릇을 해왔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고 운을 뗀 뒤
"더 이상 경총회장 자리를 공석으로 둘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총 관계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새 회장을 선임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느껴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문제는 경총의 경우 회장선임이 어느 단체보다도 어렵다는 데 있다.
경총회장은 대형분규가 터지면 연일 재계 비상대책회의를 주재해야한다.
회장사로서 출연금도 적잖게 내야 한다.
여기다 올해부터는 노총과 민노총 등 양대노동단체를 모두 상대해야할
가능성도 높다.
한마디로 "낯도 안서고 빛도 안나는 자리"다.
경총 직원들은 그래서 올해도 "이동찬 리스트"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 리스트는 이회장이 수첩에 적어 다닌다는 "후임 회장 후보 명단"이다.
현재 이 리스트에는 정세영현대자동차명예회장 구본무LG그룹회장
김석준쌍용그룹회장 장치혁고합그룹회장 김창성전방회장 등의 이름이
들어있다고 한다.
이 가운데 현재로선 정명예회장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정명예회장과 이명예회장의 친분 관계로 볼 때 15년 동안이나 경총을
맡아온 이명예회장이 간곡히 요청할 경우 "단임"을 전제로 맡아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경총은 보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정명예회장측에서도 고사하고 있는 상태다.
LG의 구회장의 경우 지난해에는 취임한지 얼마되지않아 그룹경영을
더 챙겨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거부했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그러나 구회장은 작은 할아버지인 구평회회장이 무협회장을 맡고
있다는게 걸림돌이다.
현재 경총수석부회장을 맡고 있는 고합의 장회장의 경우도 기업규모
연령 경력등 여러모로 적임자로 꼽히지만 본인이 고사하고 있다.
경총은 13일 이사회를 갖고 회장 선임문제를 확정지어 25일 정기총회에서
추대할 예정이다.
본인들의 수락이 없을 경우에는 지난해와 같이 궐석추대 형식으로라도
선임한다는게 경총의 방침이다.
문제는 경기가 하필 하강국면이라는 점이다.
각 기업 총수들이 자기 기업 경영에 온 힘을 쏟아야 하는 시기라는
얘기다.
재계가 새 경총회장 선임문제에 이번에는 어떤 결론을 낼지 주목된다.
< 권영설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