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경기가 최악의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백화점 재래시장 슈퍼 할인점등 선물세트 매장에 손님들의 발길이 작년보다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불경기를 감안,애당초 선물세트 제작물량을 줄인 식품 생활용품업체들도
현장 판매가 원활하지 못해 재고처리에 신경을 써야할 형편이다.

이같은 설경기실종은 <>지난해 하반기이후의 불경기 심화 <>기업들의 잇단
감원 <>노동법파동과 한보부도사태등으로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 백화점 ]]]

대부분의 백화점들은 작년보다 10~17% 매출을 늘릴 계획을 세우고 판촉에
들어갔지만 실적은 이에 훨씬 못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90년이래 최저수준인 10%이하의 성장에 그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예년의 명절매출신장률은 25~30%선.

롯데백화점은 6개 점포의 매장에서 9백억원, 상품권판매로 3백70억원,
기업체특판 1백10억원등 모두 1천3백80억원의 매출액 목표를 잡았다.

그러나 매장의 주력상품인 갈비 정육세트 판매와 기업체의 단체주문물량이
저조해 18% 성장목표 달성이 어려운 형편이다.

한보사태가 터지면서 단체특판물량이 지난해의 40~50% 수준으로 격감했다.

주거래업체인 금융업체들에선 이미 낸 주문을 취소하는 경우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기업체의 단체주문건수가 20%정도 감소했다.

기존 거래처중 금융업체들이 대부분 주문을 내지않았다.

세트가격대도 작년 3만원에서 1만5천원선으로 떨어졌다.

전체매출의 26%를 차지하는 특판부진으로 전체 매출목표 9백48억원 달성은
힘들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 할인점 ]]]

신세계백화점은 백화점보다는 할인점에 손님이 몰릴 것으로 내다 봤다.

프라이스클럽 E마트등 7개의 할인점에서 4백1억원을 올린다는 의욕적인
목표를 세웠다.

이는 지난해 실적보다 무려 73%나 늘어난 것.

그러나 할인점에도 매기가 일지 않아 잔뜩 긴장하고 있다.

E마트 안산점의 경우 양말세트등 저가상품외에 선물수요가 크게 일지 않고
있다.

주변 공단에 중소기업들이 많지만 5천원짜리 양말세트 30~40개 사는게
고작이다.

주류세트를 사는 고객도 1만7천원대 국산양주를 선호하고 있다.

"손님들이 작년에는 "무엇을 살까"를 고민했지만 올해는 "살까 말까"를
저울질한다"고 여한수점장은 털어놓았다.

[[[ 재래시장 ]]]

지난 90년이래 내리막길을 걷던 명절경기가 올해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상인들은 일체의 판촉행사를 일찌감치 포기하고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남대문 동대문시장등으로 지방상인들을 태우고 올라오는 버스에는 평소
40명에 달하던 상인들이 10명 남짓으로 줄었다.

불경기가 지방으로 확산된 탓이다.

구매량도 작년 설의 절반정도에 불과하다.

일부 상인들은 정부를 향해 화살을 돌리기도한다.

남대문 원아동복상가의 한 상인은 "재래시장이 설대목에도 파리를 날리고
있는 것은 불경기나 시장개방외에 정부의 경제운용실패가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 슈퍼마켓.편의점 ]]]

슈퍼체인점과 편의점들은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심리위축으로 고가품보다는
식품 생활용품 위주의 중저가상품이 많이 팔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저가상품 판매비중이 높은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이 백화점보다는 불황을
덜 탈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다.

슈퍼마켓 운영업체인 해태유통은 2월1일부터 7일간을 설대목기간으로
정했다.

지난해보다 25% 늘어난 1백86억원의 매출을 이 기간중 올린다는 계획이다.

편의점들은 2만~3만원대 선물을 많이 갖춰 설손님을 끌 계획이다.

훼미리마트 박만채 영업추진과장은 "경기부진으로 중저가품 선호가
뚜렷해지면서 매출신장률이 8~9%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 유통부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