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대의 경제정상회담으로 불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제27차 연례회의가
지난달 30일 스위스의 휴양도시 다보스에서 전세계 거물급 정치인 기업가
학자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네트워크 사회구축"이라는 주제아래 4일까지 열리는 이번 포럼은 세계
각국에서 1천7백여명의 주요 인사가 세계경제및 정치현안을 논의하고 상호
정보교환과 우의를 다지는 정.재계 최고의 사교모임으로 자리잡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번 포럼에는 특히 세계경제의 기관차로 불리는 아시아지역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인도의 데브 과다총리, 인도네시아의 알리 알라타스외무장관, 중국의
진금화국가계획위원회주임등이 참석한 것을 비롯 태국의 암누와이 비라반
재무장관, 베트남의 트란 수완지아 투자장관등이 참석해 아시아지역의
경제성장을 다시 한번 확인해 주었다.

또 북한의 김정우 대외경제협력 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4명의 대표단
이 참석해 대북투자유치에 열을 올리는 모습도 관심거리였다.

북한은 작년 9월 나진.선봉투자포럼 개최직후 잠수함침투사건으로 벽에
부딪친 현 상황을 타개하는 돌파구로 막판까지 경제외교에 치중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했다.

우리에게도 다보스회의는 그리 낯설지 않다.

지난 89년 조순 당시 경제부총리와 북한의 채희정합영공업부장(장관급)이
첫 남북 경제장관회담을 갖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도 해 한국과는 이미 친숙한
국제회의다.

한국은 지난 86년 처음 참석한 이후 경제부총리 한국은행총재등이 번갈아
참여해 왔다.

올해는 한승수 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이 참석할 계획이었으나 한보그룹
부도사태로 취소됐다.

대신 최종현전경련회장, 김우중대우그룹회장, 조석래효성그룹회장등 재계
인사가 참여하고 있다.

이번 포럼에 참석한 세계 주요 인사로는 컴퓨터의 황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회장을 비롯해 <>존 웰치 제너럴일렉트릭회장 <>위르겐슈렘프
다임러벤츠그룹회장 <>하인리히 폰 피에러 지멘스사장 <>미첼 본
프랑스텔레콤회장등 세계주요대기업들의 총수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또 코피 아난 유엔신임사무총장과 레나토 루지에로 WTO(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 하비에르 데 솔라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사무총장등 주요
국제기구대표들도 빠지지 않았다.

정치계 인사로는 <>뉴트 깅리치 미하원의장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러시아
총리 <>바츨라프 클라우스 체코총리 <>알렉산드르 크바스니에프스키 폴란드
대통령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총리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자치
정부수반 <>무바라크 이집트대통령등이 참가해 중동평화와 러시아 정치안정
등 세계 정치현안 전반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네트워크 사회구축이라는 주제에 맞게 빌 게이츠회장이
"디지털및 유전자혁명이 사회 정부및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란 주제로 기조
연설을 해 많은 사람의 관심을 모았다.

또 코피 아난 유엔신임사무총장은 주최자측의 초청연사로 참석해 "탈냉전
시대의 유엔의 역할"에 대해 연설한뒤 각국의 유엔지지를 호소했다.

전세계적 관심사인 옐친대통령의 건강과 관련, 러시아의 정치경제 전망에
대해 연설에 나선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러시아총리는 향후 러시아의 진로에
대해 참가자들로부터 집중적인 질문을 받았다.

네타냐후 이스라엘총리는 아라파트 팔레스타인정부수반,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과 3자 회담을 갖고 중동평화의 정착에 대해 허심탄회한 의견을 교환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해 포럼에서는 한국 경영인들의 활동상이 두드러져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김석준쌍용그룹회장과 이재현 제일제당상무가 국제적으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유력인사 1백명에게 수여하는 차세대지도자상을 빌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회장등과 나란히 받기도 했다.

또 조석래효성그룹회장은 "섬유업계 지도층 인사" 모임에서 미국의
신원산지규정등 선진국의 섬유산업 규제에 반론을 제기해 개도국들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는등 주목을 끈 바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