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 부도 파문] 한보철강 인수 '이래서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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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철강 인수엔 관심조차 없다"(현대그룹)
"인수후보 기업을 거명할때 제발 우리 그룹은 빼달라"(LG그룹)
"위탁경영은 최소한의 범위에서 단기간동안만 이뤄질 것이다"(포철)
부도 난 한보철강의 인수 얘기만 나오면 각 기업들이 반사적으로 보이는
반응들이다.
한보그룹이 심혈을 기울여 세계 최신설비로만 만들었다는 당진제철소등
한보철강에 기업들은 왜 이처럼 냉담한 반응을 보일까.
인수를 꺼리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첫번째 이유는 역시 한보철강의 눈덩이 같은 빚 때문이다.
장부상으로만 5조원에 달하는 부채는 어떤 기업도 "불감당"이라는 것.
이 정도 부채면 매년 이자만 6천억원 이상씩 물어야 한다.
게다가 원리금 상환기한도 곧 돌아와 도저히 경영정상화가 불가능하다는게
업계관계자들의 견해다.
물론 인수과정에서 채권은행이 이자를 탕감해 주거나 원리금 상환기한을
상당기간 유예해 주겠지만 이 정도 혜택으론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한마디로 한보철강은 인수하기엔 너무 부담스런 "공룡 빚더미"란 얘기다.
둘째 당진제철소의 원가경쟁력이 너무 낮다는 것.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당진제철소에서 나오는 열연강판의 제조원가가
판매가보다 턱없이 높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당진제철소에서 나오는 열연강판의 생산원가는 t당 33만6천원.
한데 이 제품은 t당 25만8천원에 팔리고 있다.
포철이 열연강판을 이 가격에 판매하고 있어 값을 올릴 수도 없다.
따라서 제조원가와 판매가의 격차(t당 7만8천원)만큼은 출혈로 감수해야
한다.
여기에 감가상각과 금융비용을 모두 따지면 당진제철소가 풀가동해 제품
전량을 판매하더라도 연간 1조원 정도의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있다.
셋째 한보철강의 향후 전망도 불투명하다.
현재는 손실을 내더라도 앞으로 전망만 밝으면 괜찮지만 그게 불확실하다는
것.
업계는 무엇보다 코렉스(용융환원제철)설비의 불확실한 성공가능성을
꼽는다.
코렉스 공법은 아직 세계적으로 대량 상용화에 성공한 전례가 없는 첨단
공법.
포철도 연구개발용으로 지난 95년11월 60만t 짜리 코렉스공장을 준공했지만
정상가동엔 아직도 애를 먹고 있다.
더구나 한보가 2기나 설치한 코렉스 공장은 75만t급으로 성공 가능성은
더욱 미지수라는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넷째 인수후보 기업들이 대부분 한보철강을 인수할 만한 여력이 없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인수여력으로 따져 한보철강의 인수자가 될 수 있는 기업은 재계 4대그룹과
포철 정도다.
하지만 이들 기업들은 대부분 지금 진행중이 사업만 해도 벅찬 상황이다.
현대의 경우 당진제철소의 전기로가 아닌 고로방식의 일관제철소 추진을
고집하고 있고 삼성은 승용차 부문 투자에 몰두하고 있다.
LG그룹은 당분간 신규사업 진출보다는 개인휴대통신(PCS)등 정보통신사업에
전념한다는 계획이다.
대우도 "세계화 전략에 따라 해외사업장 구축에 정신이 없는데 왠
당진제철소 인수냐"는 반응이다.
마지막으로 한보철강 인수에 따른 특혜시비등 잡음도 기업들에겐 부담스런
대목이다.
인수매력이 없는 한보철강을 정부가 팔려면 뭔가 획기적인 메리트를 줘야
하는데 이걸 받자니 특혜시비가 우려된다는 것.
특혜시비 등에 휘말리면서까지 별로 내키지도 않는 회사를 인수할 필요가
있느냐는 얘기다.
물론 이런 반응들만으로 기업들이 끝까지 한보철강인수에 등을 돌릴 것이라
속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한보철강의 제3자 인수 일정이 험난하리란 점을 예고하는 것임엔
틀림없다.
< 차병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일자).
"인수후보 기업을 거명할때 제발 우리 그룹은 빼달라"(LG그룹)
"위탁경영은 최소한의 범위에서 단기간동안만 이뤄질 것이다"(포철)
부도 난 한보철강의 인수 얘기만 나오면 각 기업들이 반사적으로 보이는
반응들이다.
한보그룹이 심혈을 기울여 세계 최신설비로만 만들었다는 당진제철소등
한보철강에 기업들은 왜 이처럼 냉담한 반응을 보일까.
인수를 꺼리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첫번째 이유는 역시 한보철강의 눈덩이 같은 빚 때문이다.
장부상으로만 5조원에 달하는 부채는 어떤 기업도 "불감당"이라는 것.
이 정도 부채면 매년 이자만 6천억원 이상씩 물어야 한다.
게다가 원리금 상환기한도 곧 돌아와 도저히 경영정상화가 불가능하다는게
업계관계자들의 견해다.
물론 인수과정에서 채권은행이 이자를 탕감해 주거나 원리금 상환기한을
상당기간 유예해 주겠지만 이 정도 혜택으론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한마디로 한보철강은 인수하기엔 너무 부담스런 "공룡 빚더미"란 얘기다.
둘째 당진제철소의 원가경쟁력이 너무 낮다는 것.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당진제철소에서 나오는 열연강판의 제조원가가
판매가보다 턱없이 높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당진제철소에서 나오는 열연강판의 생산원가는 t당 33만6천원.
한데 이 제품은 t당 25만8천원에 팔리고 있다.
포철이 열연강판을 이 가격에 판매하고 있어 값을 올릴 수도 없다.
따라서 제조원가와 판매가의 격차(t당 7만8천원)만큼은 출혈로 감수해야
한다.
여기에 감가상각과 금융비용을 모두 따지면 당진제철소가 풀가동해 제품
전량을 판매하더라도 연간 1조원 정도의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있다.
셋째 한보철강의 향후 전망도 불투명하다.
현재는 손실을 내더라도 앞으로 전망만 밝으면 괜찮지만 그게 불확실하다는
것.
업계는 무엇보다 코렉스(용융환원제철)설비의 불확실한 성공가능성을
꼽는다.
코렉스 공법은 아직 세계적으로 대량 상용화에 성공한 전례가 없는 첨단
공법.
포철도 연구개발용으로 지난 95년11월 60만t 짜리 코렉스공장을 준공했지만
정상가동엔 아직도 애를 먹고 있다.
더구나 한보가 2기나 설치한 코렉스 공장은 75만t급으로 성공 가능성은
더욱 미지수라는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넷째 인수후보 기업들이 대부분 한보철강을 인수할 만한 여력이 없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인수여력으로 따져 한보철강의 인수자가 될 수 있는 기업은 재계 4대그룹과
포철 정도다.
하지만 이들 기업들은 대부분 지금 진행중이 사업만 해도 벅찬 상황이다.
현대의 경우 당진제철소의 전기로가 아닌 고로방식의 일관제철소 추진을
고집하고 있고 삼성은 승용차 부문 투자에 몰두하고 있다.
LG그룹은 당분간 신규사업 진출보다는 개인휴대통신(PCS)등 정보통신사업에
전념한다는 계획이다.
대우도 "세계화 전략에 따라 해외사업장 구축에 정신이 없는데 왠
당진제철소 인수냐"는 반응이다.
마지막으로 한보철강 인수에 따른 특혜시비등 잡음도 기업들에겐 부담스런
대목이다.
인수매력이 없는 한보철강을 정부가 팔려면 뭔가 획기적인 메리트를 줘야
하는데 이걸 받자니 특혜시비가 우려된다는 것.
특혜시비 등에 휘말리면서까지 별로 내키지도 않는 회사를 인수할 필요가
있느냐는 얘기다.
물론 이런 반응들만으로 기업들이 끝까지 한보철강인수에 등을 돌릴 것이라
속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한보철강의 제3자 인수 일정이 험난하리란 점을 예고하는 것임엔
틀림없다.
< 차병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