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철강 부도이후 자금시장은 잠시 오름세를 보이다가 의외로 안정세로
돌아섰다.

회사채 수익률은 23일을 12.08%를 기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해 연11%대에
진입했다.

콜금리도 연11%선으로 떨어지고 있다.

사채시장도 금리변동은 없고 검찰조사 때문에 거래만 위축된 상태다.

이는 한국은행이 지난 27일 통안증권 2조원과 28일 6천억원을 잇달아 환매해
준데다 28일 경제장관회의에서 설자금으로 6조원을 추가 방출키로 발표한데
힘입은 것이다.

자금시장은 역설적으로 한보 부도 때문에 "돈벼락"을 맞고 있다는 즐거운
비명이다.

기업들도 급하게 서두를게 없다는 반응이다.

23일 한보 부도이후 금리가 오른 것도 한보 충격이라기보다 28일 3조3천억원
의 부가세 납부에 따른 자금수요 때문으로 풀이됐다.

한보 부도로 은행들이 지급보증섰다가 대지금하는 금액도 만기가 되면
지급할 것으로 보여 설날(2월7일)까지는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윤증현 재정경제원 금융정책실장도 "한보와 같은 돌발적 사태가 벌어지면
통화관리목표에 관계없이 월별 분기별로 통화를 신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히고 2월부터는 세수로 생기는 국고여유자금도 시중은행에 다시 풀어주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설날이 지나면 한보 파문을 가라앉히기 위한 방만한 자금운영에
다시 고삐를 죌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한보 부도로 구정이후에는 은행여신이 좀더 타이트해질 것이다.

여기다 2월10일부터는 콜자금중개사가 자금중개를 전담하게 돼 만성차입
기관인 증권사와 종금사는 4월말까지 단기차입금을 자기자본의 50%로 줄여야
하기 때문에 자금이 다소 빡빡해질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금시장 관계자들은 "정부와 한국은행의 발빠른 개입으로 한보 파문이
자금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말하고 "그러나 이런 지원이 끝나고
나면 2월이후에 멍든 상처가 서서히 들러날 것같아 현재는 불안한 안정상태
라고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안상욱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