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미래를 열어온 사람들' .. 우리의 정보문명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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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정 : 한경서평위원회
저자 : 서정욱
출판사 : 한국경제신문사
소를 잡는 사람과 그 고기로 요리를 하는 사람은 서로 다르다.
역할도 솜씨도 마인드도 모두가 그렇다.
이 세상에는 소를 잡을 줄은 알아도 그것으로 맛있는 요리를 만들 줄 아는
사람은 드물다.
그러나 이같은 통념을 완전히 뒤집어 놓은 것이 바로 서정욱박사의 저서
"미래를 열어온 사람들"이다.
필자는 저자를 이 나라 통신기술을 선진국형으로 끌어올리고 CDMA의
독자적 개발로 우리를 단숨에 기술속국에서 기술 주도국의 자리로 오르게 한
분으로 알고 있다.
이른바 IT(정보기술)분야에서 활동해온 사람으로만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의 제1부 "통신과 함께 걸어온 길"만 해도 그러한 저자의 생생한
체험이 선혈처럼 찍혀 있음을 알 수 있다.
웹 혁명이라는 유행어까지 등장하고 있는 요즘에는 통신이 컴퓨터와 접목
하여 새로운 문명의 주역이 되어 있지만, 저자가 군용무전기를 개발하고
전자교환기를 만들 때만 해도 외로운 투쟁과 선각자의 희생을 각오하지
않으면 안될 때였다.
이 저서의 감동은 바로 먼저 눈 뜬 자의 고통과 고독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는 데 있다.
하지만 이 저서의 참 가치는 한국 통신사의 뒤안길에 대한 기록이나 그
자료가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제3부 "정보통신을 알면 미래가 보인다"와
제4부의 칼럼들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서박사가 단순한 정보통신기술자가 아니라 정보문명의 탁월한 비평가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
기술과학적 접근이 아니라 문화문명적 시각에서 정보사회를 풀어가고 있는
점이 무엇보다 돋보인다.
또 관념적인 정보론이 군웅할거하고 있는 오늘, 구체적인 체험을 토대로
그리고 한국사회를 기축으로 전개되는 정보문명에 대한 분석은 인터넷이나
멀티미디어 등 이미 우리생활과 익숙한 분야에서 시작해 정보고속도로를
이용한 의료혁명, 정보기술과 교육의 혁신 전자미디어가 초래하는 문화변용
등 각 전문분야가 망라되고 있다.
모두가 현장에서 직접 익히고 개척한 저자의 체험에서 우러나온 것으로
간결하면서도 실감있는 그 글들은 어느 다른 책들보다도 설득력있게 전달
된다.
특히 "21세기 사회를 이해하기 위한 세가지 테마"는 정보분야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나는 어디에서 왔는가,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의 물음에 답하는 귀중한 삶의 지표가 되어주는 글이다.
정보전문분야의 글이면서도 하나의 교양서로 읽혀질 수 있다는 것을 암시
하고 있다.
서박사는 "인간을 대중(Mass)으로서 포착하지 않고 개체로 포착하여
개체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저서 자체가 바로 그러한 주장 그대로 독자를 매스로 생각하지
않고 하나의 개체로서 생각하고 쓰여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정치.경제를 하는 사람이든 과학기술을 하는 사람이든, 그리고
문화예술을 하는 사람이든 각자의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각기 자신의
전공분야에서 참신하고도 유익한 메시지를 찾을 수 있게 되어 있는 것이다.
이어령 < 이화여대 석좌교수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4일자).
저자 : 서정욱
출판사 : 한국경제신문사
소를 잡는 사람과 그 고기로 요리를 하는 사람은 서로 다르다.
역할도 솜씨도 마인드도 모두가 그렇다.
이 세상에는 소를 잡을 줄은 알아도 그것으로 맛있는 요리를 만들 줄 아는
사람은 드물다.
그러나 이같은 통념을 완전히 뒤집어 놓은 것이 바로 서정욱박사의 저서
"미래를 열어온 사람들"이다.
필자는 저자를 이 나라 통신기술을 선진국형으로 끌어올리고 CDMA의
독자적 개발로 우리를 단숨에 기술속국에서 기술 주도국의 자리로 오르게 한
분으로 알고 있다.
이른바 IT(정보기술)분야에서 활동해온 사람으로만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의 제1부 "통신과 함께 걸어온 길"만 해도 그러한 저자의 생생한
체험이 선혈처럼 찍혀 있음을 알 수 있다.
웹 혁명이라는 유행어까지 등장하고 있는 요즘에는 통신이 컴퓨터와 접목
하여 새로운 문명의 주역이 되어 있지만, 저자가 군용무전기를 개발하고
전자교환기를 만들 때만 해도 외로운 투쟁과 선각자의 희생을 각오하지
않으면 안될 때였다.
이 저서의 감동은 바로 먼저 눈 뜬 자의 고통과 고독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는 데 있다.
하지만 이 저서의 참 가치는 한국 통신사의 뒤안길에 대한 기록이나 그
자료가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제3부 "정보통신을 알면 미래가 보인다"와
제4부의 칼럼들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서박사가 단순한 정보통신기술자가 아니라 정보문명의 탁월한 비평가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
기술과학적 접근이 아니라 문화문명적 시각에서 정보사회를 풀어가고 있는
점이 무엇보다 돋보인다.
또 관념적인 정보론이 군웅할거하고 있는 오늘, 구체적인 체험을 토대로
그리고 한국사회를 기축으로 전개되는 정보문명에 대한 분석은 인터넷이나
멀티미디어 등 이미 우리생활과 익숙한 분야에서 시작해 정보고속도로를
이용한 의료혁명, 정보기술과 교육의 혁신 전자미디어가 초래하는 문화변용
등 각 전문분야가 망라되고 있다.
모두가 현장에서 직접 익히고 개척한 저자의 체험에서 우러나온 것으로
간결하면서도 실감있는 그 글들은 어느 다른 책들보다도 설득력있게 전달
된다.
특히 "21세기 사회를 이해하기 위한 세가지 테마"는 정보분야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나는 어디에서 왔는가,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의 물음에 답하는 귀중한 삶의 지표가 되어주는 글이다.
정보전문분야의 글이면서도 하나의 교양서로 읽혀질 수 있다는 것을 암시
하고 있다.
서박사는 "인간을 대중(Mass)으로서 포착하지 않고 개체로 포착하여
개체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저서 자체가 바로 그러한 주장 그대로 독자를 매스로 생각하지
않고 하나의 개체로서 생각하고 쓰여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정치.경제를 하는 사람이든 과학기술을 하는 사람이든, 그리고
문화예술을 하는 사람이든 각자의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각기 자신의
전공분야에서 참신하고도 유익한 메시지를 찾을 수 있게 되어 있는 것이다.
이어령 < 이화여대 석좌교수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