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 21" 대 "도약 2005".

국내 시스템통합 (SI) 업계의 최대 라이벌인 삼성데이타시스템 (SDS)과
LG-EDS시스템이 내건 2005년 장기비전 모토이다.

지난주 SDS의 남궁석사장과 LG-EDS의 김 수 사장은 잇따라 기자회견을
갖고 2005년을 향한 "출정식"을 가졌다.

두 회사가 동일한 시점을 정해놓고 국내 SI업계의 평정을 향한 치열한
경쟁을 시작한 것이다.

SDS는 지난해 전년대비 35%가 늘어난 7천4백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LG-EDS는 50%가 늘어난 3천억여원에 달했다.

LG의 매출이 SDS의 절반수준에도 못미치는 수준이지만 성장률에서는
압도적이다.

LG는 특히 유망산업인 SI시장의 경우 기술력에 의해 경쟁력이 결정적으로
좌우된다는 점을 감안, SDS와 한번 해볼만한 전투라고 자신하고 있다.

SDS가 LG의 야심찬 도전에 어떤 전략으로 업계 1위자리를 수성해 나갈지
주목된다.

삼성그룹내 다양한 SI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잇점을 가진 SDS는
이때문에 여러분야에 걸친 기술노하우를 축적할수 있다는 것을 최대
강점으로 꼽는다.

반도체를 비롯해 중공업 유통 의료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SI기술을
쌓아온 때문이다.

이회사는 특히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붐이 일고 있는 ERP (전사적
자원관리) 분야에서도 나름대로 기술력을 갖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축적된 기술을 충분히 활용하면 민간기업 뿐만 아니라 공공분야에서도
LG-EDS를 쉽게 따돌릴수 있을 것이라는게 SDS측의 판단이다.

LG-EDS는 합작사인 미국 EDS사의 기술력을 최대한 흡수, 국내 최고의
정보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민간기업 및 공공부문의 수주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이 이를 입증하고
있단다.

이 회사가 지난 3년간의 작업 끝에 성공적으로 구축한 국세통합시스템
(TIS)에 커다란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실제로 LG-EDS의 그룹외 매출비중은 30%선으로 SDS보다 10% 포인트가
높다.

그룹외 물량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공공부문에서는 지난해
매출성장률이 1백46%를 기록하기도 했다.

SDS와는 달리 밖에서 벌어들이는 비중이 높다는 설명이다.

양사는 해외시장 진출을 놓고도 자존심 경쟁을 벌이고 있다.

SDS는 이미 설립한 미국 일본 현지 사무소외에 올해 중국과 인도, 내년
유럽 및 러시아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LG-EDS는 지난해말 개설한 북경 현지 사무소에 이어 미국 영국 동남아
등에 현지 지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양사의 경쟁의식은 두사령탑의 경영스타일에서도 잘 나타난다.

SDS의 남궁 사장과 LG-EDS의 김사장은 같은 경영학도 출신이지만
경영스타일에서는 상반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두사람은 각자 정보기술 사업역량에서는 국내 최고라고 자부할 정도이다.

남궁 사장은 강한 드라이브를 구사하는 "돌격형"인데 비해 김사장은
꼼꼼이일을 벌이는 "합리형"에 더 가깝다는 평이다.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남궁 사장은 세계 10위 종합정보기술회사로의
진입을 목표로 돌진하겠다는 뜻을 표명한데 비해 김사장은 인재양성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소 느긋한 모습을 보인게 이를 말해준다.

국내 SI선두 업체를 이끌어 가고 있는 두 최고경영자가 그려낼 도전과
응전의 모습이 어떻게 발전할지가 주목된다.

< 한우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