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박사는 평소 깊이 존경하던 국내 기업계의 귀감이자 애국자
입니다.

이렇게 고인을 기리는 상을 타게돼 분에 넘치는 기쁨으로 여깁니다"

15일 저녁 호텔롯데에서 열린 제2회 유일한상(86) 시상식에서 수상자로
선정된 유달영 박사는 이같이 수상소감을 밝혔다.

유박사는 지난 36년 수원농림고등학교 (현 서울대 농대의 전신)를 졸업한
이후 서울대 교수 등을 역임하면서 40여년간 농학연구 농어촌계몽 자연보호
사회교육 자원봉사 등의 활동을 벌이며 국가발전에 크게 공헌했다.

이기간 "나라꽃 무궁화" 등 20여권의 농업학술서적을 발간했고 무궁화 및
잔디의 개발 보급에 앞장섰다.

63년에는 지금의 신용금고 모체인 "마을금고"를 창설해 궁핍한 농촌
지역이 자조자립을 이루는 기틀을 마련했다.

하늘 땅과 조화를 이루는 인간상을 뜻하는 "농심"이란 말을 만들어
그정신을 전국에 보급해왔고 "농어민신문"을 발간하는 등 농어민의식계도에
앞장서왔다.

해방직후 한국 최초의 보이스카웃인 금강척후대를 창설한 것을 비롯해
대한보이스카웃연맹 대한적십자사 대한가족계획협회 4H연맹 등에 참여,
열정적인 사회사업을 해왔다.

유박사는 지난 91년부터 사재를 털어 성천문화재단을설립하고 지성교육에
힘쓰고 있다.

그는 "86세의 고령이지만 성심을 다해 사회에 이바지하고자 동분서주하고
있다"며 "재단은 학술사업의 하나로 한국의 대표적 석학을 초빙해 성인들을
대상으로 "동서인문강좌" "현대생활문화강좌" "미래지향문화강좌" 등을
열고 있는데 수료생이 1천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유기농업협회에 참여해 유기농업의 기술개발과 확산에 힘쓰고
있다.

유박사는 "유기농업만이 자연과 농촌을 살리는 돌파구가 될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전국적으로 유기농업을 전업으로 하는 농가가 2만가구가 넘어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최근의 사회상황에 대해서는 "나보다 사회와 나라의 일을 먼저 걱정하는
풍토가 자리잡아야 한다"며 "일제시대에는 온갖 시련속에서도 존경할
인물이 많았는데 오늘에는 그렇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특히 첨예한 노사대립을 가장 걱정했다.

그는 "기업인은 근로자의 복지를,근로자는 소속직장의 발전을 먼저
생각하는 기풍이 자리잡도록 힘써야 한다"며 "개인주의나 집단이기주의의
종말은 실패나 비극뿐일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소식, 하루 7천보걷기, 쓸데없는 걱정안하기, 음악 및 미술감상
등을 통해 즐거운 여생을 보내고 있으며 고령에도 젊은이 못지않은
정력적인 사회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 정종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