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세계적인 광고회사 사치&사치(Saatchi& Saatchi)사의 내분과
위기를 다룬 "이해충돌"(케빈 골드만저 사이먼&슈스터간 26달러 원제 :
Conflicting Accounts)이 연초 미국에서 출간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책은 지난 70년 사치&사치사를 설립한 모리스 사치와 찰스 사치형제가
94년 주주들의 불신임으로 인해 회사에서 쫓겨나고 새로운 광고회사
M&C사치를 설립하기까지의 과정을 이들 형제의 번영과 몰락에 초점을
맞춰 그려놓았다.

부제는 창조성과 광고제국 사치&사치의 몰락.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사치형제가 사치&사치로부터 쫓겨나게 된 직접적인
이유를 방만한 자금운용과 무분별한 기업매수합병을 통한 과도한
사업확장이라고 단정짓고 있다.

80년대에 들어 영국 제1의 광고회사에서 세계 제일의 서비스업체로
경영목표를 확대하는 이들 형제가 광고대행업외에 컨설팅 헤드헌팅업으로
까지 사업을 확장하면서 회사경영을 심각한 위기상황으로 몰고갔고 이같은
사실이 미국인 대주주의 불만을 샀다는 것.

그러나 우여곡절끝에 최고경영자 자리에서 쫓겨난 사치형제는 95년초
M&C사치를 설립, 새로운 광고제국 건설에 돌입했다.

따라서 이 책은 광고에 대한 이들의 천부적 감각이 장차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사치형제는 대처수상 집권기인 79년의 영국 총선을 앞두고 "노동당은
일하지 않는다(Labor isn''t Working)"는 선거포스터를 제작, 전세계
광고업계로부터 커다란 주목을 받았다.

실직자들이 실업수당을 타기 위해 장사진을 치고 있는 모습을 배경으로
한 이 슬로건은 선거판세를 뒤집을 정도로 엄청난 반향을 불러왔다.

또 임신한 남자사진을 배경으로 "당신이 임신해야 좀더 신중하겠습니까"
라는 산아제한 광고와 지난해 상당한 파문을 부른 "새로운 노동당, 새로운
위험" 광고문안도 이들의 대표작으로 꼽히고 있다.

<김수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