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파일] (사보 하이라이트) 선경 1996년 12월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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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라플레시아
라플레시아는 세상에서 가장 커다란 꽃을 피우는 식물이다.
꽃가루의 수정을 위해 파리를 유인하는 썩은 내를 풍기며 천박하리만치
짙은 화장을 한 것마냥 요란한 빛깔의 꽃을 피운다.
그런데 이 식물은 기생식물이다.
뿌리도 잎도 없이 그저 남의 줄기에 턱하니 빨대를 꽂고는 무지막지하게
남의 생명을 갉아 먹는다.
이들이 지름 1m가 넘는 엄청난 꽃을 피우는 것은 다른 식물들에게선 찾아
볼 수 없는 일이다.
1년에 한두번 내리는 비로 싹을 틔우고 자손을 퍼뜨리는 사막민들레나
10년동안 모으고 아껴 한번 꽃을 피우는 용설란은 그저 작고 소박한 꽃으로
생명을 잉태하는 소임을 다한다.
라플레시아는 스스로 양분을 만든 게 아니었기에 그렇게 거리낌없이
거대한 꽃을 피울 수 있는 거라고 한다.
불로소득으로 사치와 방종을 일삼는 이들과 라플레시아는 참 여러가지로
닮았다.
음습한 그늘에서 악취를 풍기는 것까지...
내가 땀흘려 번 돈이라면 결코 허투루 써버릴 수 없는 법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4일자).
라플레시아는 세상에서 가장 커다란 꽃을 피우는 식물이다.
꽃가루의 수정을 위해 파리를 유인하는 썩은 내를 풍기며 천박하리만치
짙은 화장을 한 것마냥 요란한 빛깔의 꽃을 피운다.
그런데 이 식물은 기생식물이다.
뿌리도 잎도 없이 그저 남의 줄기에 턱하니 빨대를 꽂고는 무지막지하게
남의 생명을 갉아 먹는다.
이들이 지름 1m가 넘는 엄청난 꽃을 피우는 것은 다른 식물들에게선 찾아
볼 수 없는 일이다.
1년에 한두번 내리는 비로 싹을 틔우고 자손을 퍼뜨리는 사막민들레나
10년동안 모으고 아껴 한번 꽃을 피우는 용설란은 그저 작고 소박한 꽃으로
생명을 잉태하는 소임을 다한다.
라플레시아는 스스로 양분을 만든 게 아니었기에 그렇게 거리낌없이
거대한 꽃을 피울 수 있는 거라고 한다.
불로소득으로 사치와 방종을 일삼는 이들과 라플레시아는 참 여러가지로
닮았다.
음습한 그늘에서 악취를 풍기는 것까지...
내가 땀흘려 번 돈이라면 결코 허투루 써버릴 수 없는 법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