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기업들의 자금부족규모가 사상 최대수준에 달했
다.

그러나 개인들의 과소비풍조는 여전해 개인들이 기업의 부족자금을 메워
주는 기여도는 낮아지고 있다.

이에따라 기업들은 주로 은행등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조달,전체 조달액중
에서 간접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이 다시 50%를 넘어섰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금순환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 3.4분기중
기업들의 자금부족규모는 19조4천8백억원으로 작년동기(16조5백90억원)보
다 21.3%증가했다.

이는 한은이 자금순환동향을 편제하기 시작한 지난 65년이후 최대 규모
다.

이에비해 개인부문의 자금잉여규모는 사치성 소비재 및 해외여행 경비를
중심으로 소비지출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작년동기(8조4천8백70억원)에 비
해 2.7% 감소한 8조2천5백70억원에 그쳤다.

이에따라 개인부문에서 남는 자금으로 기업들의 부족자금을 메워주는 비
율인 "개인의 기업부족자금 보전율"은 42.4%로 작년동기(52.8%)보다 10%
포인트 이상 낮아졌다.

이는 3.4분기만을 비교할때 지난 84년(34.4%)이후 12년만에 가장 낮은 수
준이다.

팽동준한은조사제2부장은 "올들어 수출부진과 재고누증이 지속됨에 따라
기업들의 단기운전자금수요가 커졌다"며 "기업들은 부족자금을 주로 예금
은행으로부터 차입,간접금융비중이 다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지난 3.4분기중 기업들의 자금조달액중 간접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은 50.
5%에 달해 지난 94년1.4분기(54.6%)이후 2년6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
록했다.

반면 직접금융비중은 작년동기 51.7%에서 40.7%로 하락했다.

한편 개인의 금융기관 차입금은 금융기관들의 가계대출 확대로 전년 동기
보다 85% 늘어난 13조원에 달했다.

< 하영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