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 글로벌 이슈] (3) '크렘린궁의 정정' .. 겉으론 평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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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정가가 모처럼 조용한 연말을 맞고 있다.
난무하던 쿠데타설은 꼬리를 감추었다.
공산당이 득세하고 있는 두마(하원)의 행정부 탄핵도 시들해졌다.
바람잘 날 없었던 러시아 정국이 안정을 되찾은 것이다.
러시아에서 정치상황이 조용해졌다는 것은 크렘린궁에서 보리스 옐친
대통령이 아무 탈없이 국정을 수행하고 있다는 뜻이다.
옐친대통령은 심장수술을 지난달 성공적으로 끝내고 크렘림궁으로 복귀했다.
옐친의 복귀로 세계적인 관심거리로 등장한 후계자 논쟁과 이에따른 막후
권력투쟁도 일단 막을 내려야 했다.
옐친은 러시아의 초대 민선대통령이면서 재선에 성공한 거물이다.
정통성이 확고한 러시아 정계의 제1인자라는 점에서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따라서 옐친이 대통령직을 그만 두지 않는한 러시아 정국은 외형상이나마
평온한 모습을 나타낼 수 밖에 없다.
야당인 공산당의 겐나디 주가노프당수조차도 옐친집권기에 권력투쟁을
벌이기보다는 야당 당수직에 만족한다는 제스처를 보여 왔다.
옐친권부에서 쫓겨나 졸지에 야당인사가 된 알렉산드르 레베드 전국가안보위
서기조차도 차기대권을 들먹일뿐 옐친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발언은 자제할
정도다.
모스크바 정가에서 옐친이 절대자처럼 행동할 수 있는 것은 그의 정치이력
이 러시아정치인과 국민들에게 매우 강인한 인상을 심어 주었기 때문이다.
옐친의 정치스타일은 정적들이 공포감을 느낄만큼 정면 승부로 난국을
타개한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90년엔 탈당으로 소련시절의 공산당에 반기를 들었다.
91년8월의 군부쿠데타에서도 현장에 직접 나가 진압을 지휘했다.
93년10월에도 행정기능 정상화를 명분으로 의회를 강제 해산시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같은 결단으로 인해 옐친은 언제부턴가 현대판 짜르(러시아의 절대군주)
로 불리게 됐다.
그러나 97년도의 러시아 정국은 대단히 불투명하다.
러시아 정국의 기둥인 옐친 대통령 본인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은 옐친의 완전한 회복을 누누히 강조하고 있지만 옐친이 건강
하다고 믿는 관측통들은 찾아 보기 힘들다.
심지의 그의 음주벽을 들어 정신건강을 의심하는 사람도 있다.
지난해 독일방문에선 만취상태로 환영 오케스트라 지휘자의 지휘봉을
빼앗아 비틀거리며 직접 지휘한 "사건"을 일으키기도 했다.
옐친대통령의 건강과 돌발적인 기행등으로 인해 러시아 정국이 갑자기
대혼란으로 빠질 가능성은 있다는 것이 러시아 관측통들의 분석이다.
옐친이 전격적으로 심장병을 공개하고 수술결정을 발표한 지난 가을
크렘린궁에서 벌어진 권력암투가 97년에도 재현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함께 옐친 퇴임후를 노리고 제2인자가 되기 위한 권력암투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정치풍토상 확고한 2인자의 자리가 차기 대권을 보장해 준다는
이유 때문에 실질적인 권력2인자로 올라서기위한 싸움이 갈수록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
이와관련해 "2인자 경선"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 아나톨리 추바이스대통령
행정실장과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총리등의 행보가 주목된다.
러시아정가에서 내년중에 이렇다할 정치행사는 예정돼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옐친의 건강을 둘러싼 의구심이 사라지지 않고 있으며
2인자가 되기 위한 암투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러시아의 정치
기상도는 "흐림"을 계속 예고하고 있다.
핵강국 러시아에서 옐친의 친서방 정권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감지되면
국제외환및 상품시장이 엄청난 충격을 받게 된다.
지난 7월의 러시아 대선결과로 미뤄볼때 자본주의 경제를 받아들이고 있는
옐친대통령정권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면 보수반동 바람이 불 것이 뻔하다.
지구촌이 97년도에 이같은 "모스크바 쇼크"를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러시아 정국에대한 서방세계의 관심을 더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 양홍모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5일자).
난무하던 쿠데타설은 꼬리를 감추었다.
공산당이 득세하고 있는 두마(하원)의 행정부 탄핵도 시들해졌다.
바람잘 날 없었던 러시아 정국이 안정을 되찾은 것이다.
러시아에서 정치상황이 조용해졌다는 것은 크렘린궁에서 보리스 옐친
대통령이 아무 탈없이 국정을 수행하고 있다는 뜻이다.
옐친대통령은 심장수술을 지난달 성공적으로 끝내고 크렘림궁으로 복귀했다.
옐친의 복귀로 세계적인 관심거리로 등장한 후계자 논쟁과 이에따른 막후
권력투쟁도 일단 막을 내려야 했다.
옐친은 러시아의 초대 민선대통령이면서 재선에 성공한 거물이다.
정통성이 확고한 러시아 정계의 제1인자라는 점에서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따라서 옐친이 대통령직을 그만 두지 않는한 러시아 정국은 외형상이나마
평온한 모습을 나타낼 수 밖에 없다.
야당인 공산당의 겐나디 주가노프당수조차도 옐친집권기에 권력투쟁을
벌이기보다는 야당 당수직에 만족한다는 제스처를 보여 왔다.
옐친권부에서 쫓겨나 졸지에 야당인사가 된 알렉산드르 레베드 전국가안보위
서기조차도 차기대권을 들먹일뿐 옐친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발언은 자제할
정도다.
모스크바 정가에서 옐친이 절대자처럼 행동할 수 있는 것은 그의 정치이력
이 러시아정치인과 국민들에게 매우 강인한 인상을 심어 주었기 때문이다.
옐친의 정치스타일은 정적들이 공포감을 느낄만큼 정면 승부로 난국을
타개한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90년엔 탈당으로 소련시절의 공산당에 반기를 들었다.
91년8월의 군부쿠데타에서도 현장에 직접 나가 진압을 지휘했다.
93년10월에도 행정기능 정상화를 명분으로 의회를 강제 해산시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같은 결단으로 인해 옐친은 언제부턴가 현대판 짜르(러시아의 절대군주)
로 불리게 됐다.
그러나 97년도의 러시아 정국은 대단히 불투명하다.
러시아 정국의 기둥인 옐친 대통령 본인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은 옐친의 완전한 회복을 누누히 강조하고 있지만 옐친이 건강
하다고 믿는 관측통들은 찾아 보기 힘들다.
심지의 그의 음주벽을 들어 정신건강을 의심하는 사람도 있다.
지난해 독일방문에선 만취상태로 환영 오케스트라 지휘자의 지휘봉을
빼앗아 비틀거리며 직접 지휘한 "사건"을 일으키기도 했다.
옐친대통령의 건강과 돌발적인 기행등으로 인해 러시아 정국이 갑자기
대혼란으로 빠질 가능성은 있다는 것이 러시아 관측통들의 분석이다.
옐친이 전격적으로 심장병을 공개하고 수술결정을 발표한 지난 가을
크렘린궁에서 벌어진 권력암투가 97년에도 재현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함께 옐친 퇴임후를 노리고 제2인자가 되기 위한 권력암투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정치풍토상 확고한 2인자의 자리가 차기 대권을 보장해 준다는
이유 때문에 실질적인 권력2인자로 올라서기위한 싸움이 갈수록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
이와관련해 "2인자 경선"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 아나톨리 추바이스대통령
행정실장과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총리등의 행보가 주목된다.
러시아정가에서 내년중에 이렇다할 정치행사는 예정돼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옐친의 건강을 둘러싼 의구심이 사라지지 않고 있으며
2인자가 되기 위한 암투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러시아의 정치
기상도는 "흐림"을 계속 예고하고 있다.
핵강국 러시아에서 옐친의 친서방 정권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감지되면
국제외환및 상품시장이 엄청난 충격을 받게 된다.
지난 7월의 러시아 대선결과로 미뤄볼때 자본주의 경제를 받아들이고 있는
옐친대통령정권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면 보수반동 바람이 불 것이 뻔하다.
지구촌이 97년도에 이같은 "모스크바 쇼크"를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러시아 정국에대한 서방세계의 관심을 더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 양홍모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