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인터뷰] 최원석 <대한건설협회장>에게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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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건설산업이 다시 새로운 도약의 이정표를 세웠다.
우리나라 건설업체들이 올해 해외시장에서 따낸 공사수주액이 지난 19일로
1백억달러를 넘어선것.
연간 해외건설공사 수주액이 1백억달러를 돌파하기는 중동붐이 가시지
않았던 지난 83년 이후 13년 만이다.
국내 3천5백여 건설업체를 대표하는 대한건설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최원석 동아그룹회장의 감회는 그래서 남다르다.
국내 산업전반이 깊은 침체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낸
쾌거라는 점에서다.
그는 또 20세기 최대역사로 일컬어지는 리비아 대수로공사를 진두지휘,
15년째 한치의 오차없이 공사를 수행해오면서 한국건설의 성가를 드높이고
있다.
강한 추진력과 땀의 결정으로 불모의 사하라사막을 옥토로 바꿔 놓는
기적을 창출해냄으로써 그는 리비아 국민의 영웅으로 떠오르고 있기도
하다.
최회장을 서울 논현동에 있는 대한건설협회 회장실에서 만났다.
====================================================================
[ 대담 = 추창근 사회2부장 ]
-해외건설수주 1백억달러 달성은 불황한파로 깊은 시름에 잠겨있는
경제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청량제가 되고 있습니다.
내년 해외건설시장은 어떨 것으로 보십니까.
"동남아등 아시아지역을 중심으로 인프라확충과 개발사업이 본격화되고
있어 내년에도 해외건설은 계속 활기를 띨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건설업체의 해외건설 수주액도 올해의 1백억달러보다는 적어도
20%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있어요.
리비아 대수로공사까지 합치면 사상 최대규모인 1백50억달러이상도
가능합니다.
우선 아시아지역 18개국에서 80억달러 규모의 수주가 예상되고 베트남등
인도차이나 반도의 6개국이 추진중인 메콩강개발도 본격화돼 공사물량이
대거 쏟아져 나올 것입니다.
미국등 북미와 태평양지역, 중동과 유럽지역에서도 전반적인 수주호조가
예상됩니다"
-해외건설부문이 계속 활기를 띠고 있기는 하지만 문제점도 적지않은
것같습니다.
공사가 동남아지역에 지나치게 편중돼있고 그러다보니 국내업체끼리
과당경쟁으로 잡음이 일고 있기도 합니다.
결과적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많고요.
"중동붐 퇴조이후 아시아지역의 비중이 계속 커져 지금은 해외건설수주의
7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곳에만 너무 몰리다보니 과당경쟁이 벌어지고 경쟁적인 저가입찰로
제살깎아먹기식 공사를 하는 경향이 없지않아요.
이를 막기 위해 업계가 자율조정규약을 마련해 과당경쟁을 지양하는
방안에 대해 심도있게 검토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업계의 자발적인 협조가 필요합니다.
일본은 해외시장에서 과당경쟁을 막기위해 대형 프로젝트 입찰때
자국업체간 컨소시엄 구성을 적극 유도하고 있습니다.
그런 방법도 적극 연구하고 있어요"
-해외건설 수주패턴도 종전의 단순공사에서 벗어나 개발투자형,
기획제안형, BOT(공사완공뒤 시설물을 운영, 공사비와 이익금을 회수하고
발주처에 되돌려주는 방식), BOO(공사완공뒤 시설물을 소유한 상태에서
공사비와 이익금을 회수하는 방식)등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업체의 경우 이같은 선진형 수주전략이 아직 초보단계에
머물고있고 특히 개발투자사업에는 마구잡이로 뛰어들어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은것 같은데요.
"개발형공사는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자금력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발주자들이 수주업체에 공사비의 자금조달(파이낸싱)을 요구하기
때문이죠.
이제는 발주국의 공사정보 못지 않게 파이낸싱정보에도 밝아야 합니다.
이같은 변화에 맞춰 해외수주를 늘리기 위해서는 사업계획안을
발주처에 제시한후 시공및 개발권을 따내는 기획제안능력을 높여야
합니다.
국제금융및 자본시장에서 자금동원을 위한 설득력있는 제안서를 작성할수
있는 우수인력을 양성하는 것도 시급합니다"
-한국의 해외건설에서 리비아 대수로공사가 갖는 상징성은 매우 큰것
같습니다.
공사금액규모나 공사자체의 성격으로 봐서 말입니다.
최회장께서는 리비아의 카다피 국가원수를 직접 만나 3단계공사 문제를
협의하신 것으로 알고있는데 언제쯤 정식계약이 이뤄집니까.
"대수로 2단계 공사의 경우 견적서제출에서 실제 계약까지 꼭 4년이
걸렸습니다.
견적에서 입찰까지 1년, 입찰후 협상및 LOI(의향서)발급까지 2년6개월,
의향서발급에서 계약까지 6개월이 각각 소요됐어요.
이같은 점을 감안하면 3단계공사의 경우 견적서제출후 1년만인
지난달 LOI를 발급받은 것은 대단히 빠른 것이지요.
3단계 공사계약은 내년 5월께 맺고 6~7월께부터는 공사에 들어갈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대수로공사비는 제대로 회수되고 있습니까.
"리비아에서도 워낙 특별하게 여기는 공사라 아직 별 문제는 없습니다.
그곳에선 특별법까지 만들어 추진하는 사업인걸요.
최근 이라크에 대한 경제제재조치가 일부 풀려 석유가 다시 수출되는걸
보면 리비아에 대한 제재도 멀지않아 완화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렇게 되면 사정이 훨씬 나아질 것으로 봅니다"
-''리비아 대수로공사가 동아를 먹여살린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리비아 대수로공사에 지나치게 의존, 다른 지역에서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지않느냐는 지적입니다.
"잘 몰라서 하는 소리입니다.
사실 대수로공사가 동아건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겨우 30%
수준이에요.
오히려 리비아에서 동아건설의 위상이 절대적입니다.
현지말로 ''세리카 동가''라고 적힌 우리회사 차량이 지나가면 까다로운
검문검색도 생략할 정도지요.
또 동아는 리비아 의존도를 낮추기위해 90년대 들어 해외건설시장을
다변화하는 전략을 추진해왔습니다.
지난 93년 미국과 캐나다지역에 진출해 주택사업등 9건의 개발형사업을
벌이고 있고 동남아지역중 라오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에서 수력발전소
수로터널공사 등을 시공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호주에서도 개발투자형 공사를 진행중입니다"
-리비아 대수로공사를 차질없이 수행하고 있는데 대한 보람도 크겠습니다.
"처음에는 척박한 환경과 풍토에 적응하기가 매우 힘들었던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15년이 지난 지금은 리비아 사회의 한 부분이 되고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물이 무엇보다 귀한 나라에서 물을 마음껏 구경할수 있게한 것이 리비아
국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줬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도 리비아국민의 복지를 한차원 높이는데 기여했다는 점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미국의 플루어 다니엘사 등 외국의 대형건설업체들이 이미 국내건설업
면허를 따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내년 국내건설시장 개방과 함께 외국건설업체들의 잇따른 진출로
시장잠식이 우려됩니다.
이들과의 ''협력과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가닥을
잡아가고 있습니까.
"내년에 건설시장이 완전개방되면 국내업체라는 이유만으로 법과
제도의 보호를 받고 입찰에서 우선권이 주어지는 상황은 더이상
있을수 없습니다.
따라서 외국업체들과의 경쟁과 협력이 불가피합니다.
구체적인 방안은 국내업체의 전략및 기술수준을 고려하고 외국업체의
전략과 특성을 파악한뒤 결정해야 합니다.
이미 국내면허를 딴 외국 5개 업체는 세계에서 상위 2백위안에 드는
건설회사들로 국내업체와 전략적제휴를 모색할 것으로 봐요.
또 공사규모가 크고 입찰과정이 비교적 투명한 공공 공사부터 관심을
가질 것입니다.
국내시장에서의 경쟁은 설계 사업관리 등 고부가가치 부문을 중심으로
이뤄질게 틀림없습니다.
우리업체의 입장에서는 설계등 소프트한 분야의 기술력을 높이고
부분적으로는 협력방안을 찾아야할 것입니다.
제도개선 뒷받침돼야 결국 개별업체가 갖고있는 경쟁우위 분야가
무엇인지 분석하고 이 분야를 집중적으로 개발해 전문화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외국업체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제도적으로 개선돼야할 점도
적지 않습니다.
가장 시급히 개선돼야할 점은 무엇입니까.
"업계의 부담이 되고있는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폐지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해요.
몇개로 나눠져 있는 건설업 면허체계를 일원화하고 일반건설업체간
하도급때 필요한 발주자의 사전 서면승인제도를 사후통보로 완화해야
합니다.
또 제한적 최저가 낙찰제의 낙찰기준을 95%로 높이고 담합처벌 법규도
일원화해야합니다.
특히 일반건설업체간의 하도급제한은 규모에 따른 종합화 전문화를
저해함으로써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걸림돌로 작용하고있어요"
-담합에 대한 기준이 지나치게 포괄적인데다 법규상으로도 일원화돼있지
않다는 불만이 업계에서 많이 제기돼왔습니다.
"담합규제 내용이 건설업법 형법 공정거래법 국가계약법등에 모두 포함돼
있어요.
게다가 전기공사업법 전기통신공사업법등 건설관련 11개 법령중 유일하게
건설업법만이 담합처벌규정을 두고있는 실정입니다.
처별규정도 너무 포괄적이고 형량이 무거워 업계의 정상적인 수주활동까지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있는게 사실입니다.
따라서 담합은 공정거래법으로 일원화해 규제하도록 각계각층에 건의해
놓고있습니다.
담합은 경제질서 위반행위이므로 경제범 위주로 처벌하는 것이
바람직해요.
선진국에서도 그렇게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경영관이랄까, 사람을 관리하는 원칙은 무엇입니까.
"돌에 새겨서 집무실에 놓아두고 있습니다만 ''공이 없는 자가 상을 받으면
공있는 자가 떠날 것이요, 악을 행한 자를 용서하면 선을 행한 자가 해를
입는다''라는 퇴계선생의 말씀입니다.
좌우명으로 삼고있지요.
음지에서 일하는 사람이 발탁되고 혜택을 받아야 조직이 살아날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또 기회 있을때마다 ''공명정대하자''는 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임직원들에게도 공명정대하게 최선을 다했다면 격려를 아끼지 않지만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실적으로 올렸다면 되레 야단을 칩니다.
옳지 않은 방법으로 올린 실적은 허상에 불과하니까요"
< 정리=김철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3일자).
우리나라 건설업체들이 올해 해외시장에서 따낸 공사수주액이 지난 19일로
1백억달러를 넘어선것.
연간 해외건설공사 수주액이 1백억달러를 돌파하기는 중동붐이 가시지
않았던 지난 83년 이후 13년 만이다.
국내 3천5백여 건설업체를 대표하는 대한건설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최원석 동아그룹회장의 감회는 그래서 남다르다.
국내 산업전반이 깊은 침체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낸
쾌거라는 점에서다.
그는 또 20세기 최대역사로 일컬어지는 리비아 대수로공사를 진두지휘,
15년째 한치의 오차없이 공사를 수행해오면서 한국건설의 성가를 드높이고
있다.
강한 추진력과 땀의 결정으로 불모의 사하라사막을 옥토로 바꿔 놓는
기적을 창출해냄으로써 그는 리비아 국민의 영웅으로 떠오르고 있기도
하다.
최회장을 서울 논현동에 있는 대한건설협회 회장실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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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담 = 추창근 사회2부장 ]
-해외건설수주 1백억달러 달성은 불황한파로 깊은 시름에 잠겨있는
경제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청량제가 되고 있습니다.
내년 해외건설시장은 어떨 것으로 보십니까.
"동남아등 아시아지역을 중심으로 인프라확충과 개발사업이 본격화되고
있어 내년에도 해외건설은 계속 활기를 띨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건설업체의 해외건설 수주액도 올해의 1백억달러보다는 적어도
20%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있어요.
리비아 대수로공사까지 합치면 사상 최대규모인 1백50억달러이상도
가능합니다.
우선 아시아지역 18개국에서 80억달러 규모의 수주가 예상되고 베트남등
인도차이나 반도의 6개국이 추진중인 메콩강개발도 본격화돼 공사물량이
대거 쏟아져 나올 것입니다.
미국등 북미와 태평양지역, 중동과 유럽지역에서도 전반적인 수주호조가
예상됩니다"
-해외건설부문이 계속 활기를 띠고 있기는 하지만 문제점도 적지않은
것같습니다.
공사가 동남아지역에 지나치게 편중돼있고 그러다보니 국내업체끼리
과당경쟁으로 잡음이 일고 있기도 합니다.
결과적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많고요.
"중동붐 퇴조이후 아시아지역의 비중이 계속 커져 지금은 해외건설수주의
7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곳에만 너무 몰리다보니 과당경쟁이 벌어지고 경쟁적인 저가입찰로
제살깎아먹기식 공사를 하는 경향이 없지않아요.
이를 막기 위해 업계가 자율조정규약을 마련해 과당경쟁을 지양하는
방안에 대해 심도있게 검토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업계의 자발적인 협조가 필요합니다.
일본은 해외시장에서 과당경쟁을 막기위해 대형 프로젝트 입찰때
자국업체간 컨소시엄 구성을 적극 유도하고 있습니다.
그런 방법도 적극 연구하고 있어요"
-해외건설 수주패턴도 종전의 단순공사에서 벗어나 개발투자형,
기획제안형, BOT(공사완공뒤 시설물을 운영, 공사비와 이익금을 회수하고
발주처에 되돌려주는 방식), BOO(공사완공뒤 시설물을 소유한 상태에서
공사비와 이익금을 회수하는 방식)등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업체의 경우 이같은 선진형 수주전략이 아직 초보단계에
머물고있고 특히 개발투자사업에는 마구잡이로 뛰어들어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은것 같은데요.
"개발형공사는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자금력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발주자들이 수주업체에 공사비의 자금조달(파이낸싱)을 요구하기
때문이죠.
이제는 발주국의 공사정보 못지 않게 파이낸싱정보에도 밝아야 합니다.
이같은 변화에 맞춰 해외수주를 늘리기 위해서는 사업계획안을
발주처에 제시한후 시공및 개발권을 따내는 기획제안능력을 높여야
합니다.
국제금융및 자본시장에서 자금동원을 위한 설득력있는 제안서를 작성할수
있는 우수인력을 양성하는 것도 시급합니다"
-한국의 해외건설에서 리비아 대수로공사가 갖는 상징성은 매우 큰것
같습니다.
공사금액규모나 공사자체의 성격으로 봐서 말입니다.
최회장께서는 리비아의 카다피 국가원수를 직접 만나 3단계공사 문제를
협의하신 것으로 알고있는데 언제쯤 정식계약이 이뤄집니까.
"대수로 2단계 공사의 경우 견적서제출에서 실제 계약까지 꼭 4년이
걸렸습니다.
견적에서 입찰까지 1년, 입찰후 협상및 LOI(의향서)발급까지 2년6개월,
의향서발급에서 계약까지 6개월이 각각 소요됐어요.
이같은 점을 감안하면 3단계공사의 경우 견적서제출후 1년만인
지난달 LOI를 발급받은 것은 대단히 빠른 것이지요.
3단계 공사계약은 내년 5월께 맺고 6~7월께부터는 공사에 들어갈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대수로공사비는 제대로 회수되고 있습니까.
"리비아에서도 워낙 특별하게 여기는 공사라 아직 별 문제는 없습니다.
그곳에선 특별법까지 만들어 추진하는 사업인걸요.
최근 이라크에 대한 경제제재조치가 일부 풀려 석유가 다시 수출되는걸
보면 리비아에 대한 제재도 멀지않아 완화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렇게 되면 사정이 훨씬 나아질 것으로 봅니다"
-''리비아 대수로공사가 동아를 먹여살린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리비아 대수로공사에 지나치게 의존, 다른 지역에서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지않느냐는 지적입니다.
"잘 몰라서 하는 소리입니다.
사실 대수로공사가 동아건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겨우 30%
수준이에요.
오히려 리비아에서 동아건설의 위상이 절대적입니다.
현지말로 ''세리카 동가''라고 적힌 우리회사 차량이 지나가면 까다로운
검문검색도 생략할 정도지요.
또 동아는 리비아 의존도를 낮추기위해 90년대 들어 해외건설시장을
다변화하는 전략을 추진해왔습니다.
지난 93년 미국과 캐나다지역에 진출해 주택사업등 9건의 개발형사업을
벌이고 있고 동남아지역중 라오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에서 수력발전소
수로터널공사 등을 시공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호주에서도 개발투자형 공사를 진행중입니다"
-리비아 대수로공사를 차질없이 수행하고 있는데 대한 보람도 크겠습니다.
"처음에는 척박한 환경과 풍토에 적응하기가 매우 힘들었던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15년이 지난 지금은 리비아 사회의 한 부분이 되고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물이 무엇보다 귀한 나라에서 물을 마음껏 구경할수 있게한 것이 리비아
국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줬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도 리비아국민의 복지를 한차원 높이는데 기여했다는 점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미국의 플루어 다니엘사 등 외국의 대형건설업체들이 이미 국내건설업
면허를 따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내년 국내건설시장 개방과 함께 외국건설업체들의 잇따른 진출로
시장잠식이 우려됩니다.
이들과의 ''협력과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가닥을
잡아가고 있습니까.
"내년에 건설시장이 완전개방되면 국내업체라는 이유만으로 법과
제도의 보호를 받고 입찰에서 우선권이 주어지는 상황은 더이상
있을수 없습니다.
따라서 외국업체들과의 경쟁과 협력이 불가피합니다.
구체적인 방안은 국내업체의 전략및 기술수준을 고려하고 외국업체의
전략과 특성을 파악한뒤 결정해야 합니다.
이미 국내면허를 딴 외국 5개 업체는 세계에서 상위 2백위안에 드는
건설회사들로 국내업체와 전략적제휴를 모색할 것으로 봐요.
또 공사규모가 크고 입찰과정이 비교적 투명한 공공 공사부터 관심을
가질 것입니다.
국내시장에서의 경쟁은 설계 사업관리 등 고부가가치 부문을 중심으로
이뤄질게 틀림없습니다.
우리업체의 입장에서는 설계등 소프트한 분야의 기술력을 높이고
부분적으로는 협력방안을 찾아야할 것입니다.
제도개선 뒷받침돼야 결국 개별업체가 갖고있는 경쟁우위 분야가
무엇인지 분석하고 이 분야를 집중적으로 개발해 전문화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외국업체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제도적으로 개선돼야할 점도
적지 않습니다.
가장 시급히 개선돼야할 점은 무엇입니까.
"업계의 부담이 되고있는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폐지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해요.
몇개로 나눠져 있는 건설업 면허체계를 일원화하고 일반건설업체간
하도급때 필요한 발주자의 사전 서면승인제도를 사후통보로 완화해야
합니다.
또 제한적 최저가 낙찰제의 낙찰기준을 95%로 높이고 담합처벌 법규도
일원화해야합니다.
특히 일반건설업체간의 하도급제한은 규모에 따른 종합화 전문화를
저해함으로써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걸림돌로 작용하고있어요"
-담합에 대한 기준이 지나치게 포괄적인데다 법규상으로도 일원화돼있지
않다는 불만이 업계에서 많이 제기돼왔습니다.
"담합규제 내용이 건설업법 형법 공정거래법 국가계약법등에 모두 포함돼
있어요.
게다가 전기공사업법 전기통신공사업법등 건설관련 11개 법령중 유일하게
건설업법만이 담합처벌규정을 두고있는 실정입니다.
처별규정도 너무 포괄적이고 형량이 무거워 업계의 정상적인 수주활동까지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있는게 사실입니다.
따라서 담합은 공정거래법으로 일원화해 규제하도록 각계각층에 건의해
놓고있습니다.
담합은 경제질서 위반행위이므로 경제범 위주로 처벌하는 것이
바람직해요.
선진국에서도 그렇게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경영관이랄까, 사람을 관리하는 원칙은 무엇입니까.
"돌에 새겨서 집무실에 놓아두고 있습니다만 ''공이 없는 자가 상을 받으면
공있는 자가 떠날 것이요, 악을 행한 자를 용서하면 선을 행한 자가 해를
입는다''라는 퇴계선생의 말씀입니다.
좌우명으로 삼고있지요.
음지에서 일하는 사람이 발탁되고 혜택을 받아야 조직이 살아날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또 기회 있을때마다 ''공명정대하자''는 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임직원들에게도 공명정대하게 최선을 다했다면 격려를 아끼지 않지만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실적으로 올렸다면 되레 야단을 칩니다.
옳지 않은 방법으로 올린 실적은 허상에 불과하니까요"
< 정리=김철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