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박영배특파원 ]

첨단주의 산실로 일컬어지는 세계 최대의 장외시장 미국 나스닥에 한국계
기업들이 잇달아 상장하고 있다.

지난 3월 한국종합기술 금융과 한미증권이 공동출자한 재미교포
통신기기 제조업체 자일란이 한국계기업으로는 최초로 나스닥에
주식을 공개한데 이어 상아제약이 출자한 미제약업체 아비론도 지난달
나스닥 상장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전자가 지난 94년 AT&T로부터 인수, 설립한 미반도체생산 자회사
심바이오스 로직도 내년중 나스닥에 상장할 계획이다.

의료기기 생산업체인 메디슨도 지난 4월 인수한 오스트리아 국적
초음파 진단기 제조업체 크레츠테크닉사를 내년중 나스닥에 공개할
방침이다.

메디슨은 나스닥을 통해 저리 자금을 원활히 조달, 투자원금을 조기에
회수하기 위해 상장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건전지 생산업체 서통도 미국 현지법인인 아메리칸 테이프를 오는
98년 나스닥에 상장키로 최근 결정했다.

이처럼 한국계기업들의 나스닥 상장이 최근 활발해지고 있는 것은
미증시가 초활황세를 지속하고 있어 미자본시장에서 돈을 끌어모으기에
지금이 최적기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히 나스닥의 경우 <>상장요건및 절차가 간단하고 <>상장비용이
적게드는등의 장점이 있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하기 힘든
중소규모의 한국 자회사들사이에 인기를 얻고 있다.

이와관련,전문가들은 "벤처기업들의 주식공개붐이 세계적으로 거세지면서
자본력은 비교적 약하지만 기술을 보유,성장잠재력이 있는 한국계 중소기업
들이 자금조달을 위해 나스닥을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기 때문"
이라고 분석했다.

[ 나스닥(NASDAQ)이란 ]

지난 71년 출범된 세계최대의 장외시장.

NYSE 시카고거래소등과 같이 어떤 거래장소를 가진 시장이 아니라 컴퓨터로
연결된 장외주식들의 시세표 온라인망이다.

95년말 현재 상장기업수는 5천1백22개사.

연간 거래액은 2조4천억달러로 뉴욕증권거래소(3조1천억달러)에 이어 세계
2위.

등록요건이 간단해 중소기업들이 자본조달 창구로 애용하고 있다.

네트스케이프 야후등 벤처기업들은 미미한 자본에도 불구하고 첨단기술을
내세워 나스닥에 상장, 막대한 주식평가시세 차익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인텔 마이크로소프트등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요건을 갖추고 있는
대기업들도 첨단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나스닥에 머물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