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 재계 '96] (2) '사업구조조정 바람'..체질강화 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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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삼성그룹 비서실이 사장단회의용으로 작성한 내부보고서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었다.
"지금의 불황은 순환적이라기보다는 구조적이다.
적어도 내년 하반기까지는 이같은 불황이 이어질 것이다.
분명 이는 위기이지만 그룹의 체질을 강화하는 기회가 될수도 있다.
각 사업부는 "선상 투하"를 각오하고 업무에 임해달라".
보고서에서 강조된 "선상 투하"라는 단어는 원래 선박용어.
폭풍 등 위기상황을 만났을 때 배의 침몰을 막기위해 짐을 일부러
바다속으로 던져버리는 행동이다.
올한해 기업간에 몰아닥친 사업구조조정 바람은 바로"선상 투하"에
비유될 수 있다.
그만큼 비장하고 과감한 모습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다.
맥주사업 부진으로 알짜배기 계열사 지분을 잇따라 처분하고 있는
두산그룹의 경우는 그 대표적 사례다.
그룹 리스트럭처링 계획에 의해 "한국네슬레" "한국3M"지분 처분에이어
최근에는 "한국코닥"의 보유주식 49%를 매각을 결정했다.
삼미그룹은 두산보다도 더 처절한 자세다.
주력기업인 삼미특수강의 절반에 해당하는 봉강사업부문과 해외법인들을
포철에 매각키로 했다.
이는 생존을 위한 몸부림에 가깝다.
국내 기업들의 사업구조조정이 아예 특정 부문을 통째로 매각하는
단계에 이르렀음을 뜻한다.
대그룹들도 구조조정에 나서기는 마찬가지다.
현대그룹은 올초부터 한계사업부문을 중소기업에 이양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선박용 소형패널류와 선박용 크레인 제작부문 등은 이미
사업이양이 완료된 품목. LG그룹은 가스보일러 전자악기 등 수익성이 낮은
사업에서 전략적 철수를 단행했다.
LG의 경우 해외사업에서도 전략적 철수를 시도하고 있다.
지난 10월 이탈리아 냉장고 법인을 철수시킨 것은 대표적인 예다.
삼성그룹은 보다 조직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중이다.
"구조조정의 룰"을 만들어 이를 계열사 전 사업부문에 대해 적용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삼성은 각 계열사에서 영위하고 있는 2백30여개 품목에 대해
일일이 수익성과 시장성을 평가하는 등 사전조정작업을 거쳤다.
주요 사업군에 대한 분류는 철수사업과 한계사업 유지사업 등 6가지.
삼성전자 역시 최근 팩시밀리용 감열기록소자 생산을 협력업체에 이양하는
방식으로 구조조정을 일부 단행했다.
물론 기업들의 사업구조조정이 올해만의 "새로운" 현상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그러나 지금까지 기업들의 사업구조조정 방식은 확대일변도였다.
축소되는 사업부문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는 매출액과 외형을 우선시하는 한국적 기업의 특성에 기인한
면이 크다.
올해 재계의 구조조정은 과거와 양상을 달리한다.
사업구조조정을 불황극복의 돌파구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따라서 사업 슬림화와 전략적 철수는 양대 축이 된다.
"기업 내부요인에 의해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구조조정작업은
이번이 처음"(LG전자 해외사업부)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올 하반기 갑작스레 불어닥친 불황이 기업들의 경쟁적인 사업구조조정을
촉발시킨 것은 분명하다.
그래도 여전히 문제는 남는다.
포기한 사업부문의 인력을 어떻게 처리하느냐 하는 것.
그런 의미에서 사업구조조정작업은 완료형이 아닌 현재 진행형인 셈이다.
< 이의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9일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었다.
"지금의 불황은 순환적이라기보다는 구조적이다.
적어도 내년 하반기까지는 이같은 불황이 이어질 것이다.
분명 이는 위기이지만 그룹의 체질을 강화하는 기회가 될수도 있다.
각 사업부는 "선상 투하"를 각오하고 업무에 임해달라".
보고서에서 강조된 "선상 투하"라는 단어는 원래 선박용어.
폭풍 등 위기상황을 만났을 때 배의 침몰을 막기위해 짐을 일부러
바다속으로 던져버리는 행동이다.
올한해 기업간에 몰아닥친 사업구조조정 바람은 바로"선상 투하"에
비유될 수 있다.
그만큼 비장하고 과감한 모습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다.
맥주사업 부진으로 알짜배기 계열사 지분을 잇따라 처분하고 있는
두산그룹의 경우는 그 대표적 사례다.
그룹 리스트럭처링 계획에 의해 "한국네슬레" "한국3M"지분 처분에이어
최근에는 "한국코닥"의 보유주식 49%를 매각을 결정했다.
삼미그룹은 두산보다도 더 처절한 자세다.
주력기업인 삼미특수강의 절반에 해당하는 봉강사업부문과 해외법인들을
포철에 매각키로 했다.
이는 생존을 위한 몸부림에 가깝다.
국내 기업들의 사업구조조정이 아예 특정 부문을 통째로 매각하는
단계에 이르렀음을 뜻한다.
대그룹들도 구조조정에 나서기는 마찬가지다.
현대그룹은 올초부터 한계사업부문을 중소기업에 이양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선박용 소형패널류와 선박용 크레인 제작부문 등은 이미
사업이양이 완료된 품목. LG그룹은 가스보일러 전자악기 등 수익성이 낮은
사업에서 전략적 철수를 단행했다.
LG의 경우 해외사업에서도 전략적 철수를 시도하고 있다.
지난 10월 이탈리아 냉장고 법인을 철수시킨 것은 대표적인 예다.
삼성그룹은 보다 조직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중이다.
"구조조정의 룰"을 만들어 이를 계열사 전 사업부문에 대해 적용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삼성은 각 계열사에서 영위하고 있는 2백30여개 품목에 대해
일일이 수익성과 시장성을 평가하는 등 사전조정작업을 거쳤다.
주요 사업군에 대한 분류는 철수사업과 한계사업 유지사업 등 6가지.
삼성전자 역시 최근 팩시밀리용 감열기록소자 생산을 협력업체에 이양하는
방식으로 구조조정을 일부 단행했다.
물론 기업들의 사업구조조정이 올해만의 "새로운" 현상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그러나 지금까지 기업들의 사업구조조정 방식은 확대일변도였다.
축소되는 사업부문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는 매출액과 외형을 우선시하는 한국적 기업의 특성에 기인한
면이 크다.
올해 재계의 구조조정은 과거와 양상을 달리한다.
사업구조조정을 불황극복의 돌파구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따라서 사업 슬림화와 전략적 철수는 양대 축이 된다.
"기업 내부요인에 의해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구조조정작업은
이번이 처음"(LG전자 해외사업부)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올 하반기 갑작스레 불어닥친 불황이 기업들의 경쟁적인 사업구조조정을
촉발시킨 것은 분명하다.
그래도 여전히 문제는 남는다.
포기한 사업부문의 인력을 어떻게 처리하느냐 하는 것.
그런 의미에서 사업구조조정작업은 완료형이 아닌 현재 진행형인 셈이다.
< 이의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