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급속한 기술변화에 대처, 효율적으로 직업훈련을 실시할 수 있게
하려면 정부주도의 현행 직업훈련제도를 민간주도로 전환해야 하며 이를
위해 20여년전에 제정된 직업훈련기본법을 전면개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노동부 산하 한국노동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고용보험제도 평가와 제도
개선방안"이라는 연구보고서에서 70년대에 중화학공업 육성을 지원한다는
취지에서 제정된 현행 직업훈련기본법이 사업내직업훈련에 대한 강제.규제
조항을 지나치게 많이 포함하고 있어 기업의 생산성 향상에 직결된 다양한
교육.훈련을 실시하는데 제약요인이 되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연구원은 직업훈련 수요자인 기업이 각사의 실정에 맞게 직업훈련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현행 직업훈련기본법상의 사업내직업훈련
제도를 전면 폐지하고 사업내직업훈련 의무비용 및 직업훈련분담금제도를
고용보험법상의 직업능력개발사업 및 직업능력개발보험료로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원은 직업훈련기본법이 민간의 직업훈련을 지원.촉진하기보다 각종
규제를 통해 원치않는 훈련을 강요하고 있고 그 결과 훈련의무대상사업체
가운데 8할가량은 훈련실시를 기피한채 준조세 성격의 직업훈련분담금을
납부하며 직업훈련제도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현행 직업훈련체제는 재직근로자의 향상훈련보다
무기능 신규노동력에 대한 양성훈련에 중점을 두고 있고 훈련내용에서도
개별기업의 실정에 맞는 기업특수적 훈련보다는 어느 기업에서나 활용할 수
있는 범용기능.기술 중심의 일반훈련에 그치고 있어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비진학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양성훈련 역시 국가의 인력정책상
무시할 수 없는 분야라고 지적하고 양성훈련을 공공훈련기관이 실시할
경우엔 그 비용을 일반회계에서 부담하고 기업이 실시할 경우에는 고용보험
기금을 통해 지원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 김광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