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변동은 성장 물가 기업경영등 모든 부문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와 같이 해외 의존도가 높은 곳일수록 더하다.

결론부터 말하면 원화절하는 수출가격 경쟁력을 회복시켜 전반적인 성장과
무역적자개선에도 도움이되나 물가와 대외부채엔 악재가 된다.

<> 경상수지및 국내경기 =한국은행의 분석을 보면 원화 환율이 1% 상승
(절하)할 경우 장기적으로 무역수지는 15억달러, 경상수지는 19억5천만달러
가 개선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환율이 상승할 경우 수출증가를 통해 재고감소 생산증대 설비투자증가등
경기를 상승시키는 방향으로 작용, 국내경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요즘엔 엔화가치의 절하폭이 상대적으로 더 커 그리 도움도
안된다는게 업계의 지적이다.

<> 물가 =우리나라는 해외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환율변동이 국내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환율이 1% 상승할 경우 수입물가는 0.8%, 생산자물가는 0.24%, 소비자물가
는 0.14%가량 각각 상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절하추세가 이어지면 물가엔 악재다.

특히 원유등 원자재를 거의 모두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원화절하의 부담이
적지 않다.

<> 외채상환부담 =환율상승은 실질적인 외채원리금 상환부담을 가중시킨다.

특히 민간기업의 경우 환율상승에 따라 외채상환부담이 증가, 해당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된다.

실제로 한국전력 대한항공 한진해운등 달러화부채가 많은 기업들의 경우
올들어 각각 3천7백45억원, 2천6백90억원, 1천1백10억원의 순환차손을
입기도 했다.

이들 기업입장에서 보면 "앉은 자리에서" 수천억원의 빛이 늘어난 셈이다.

현재 국내 비금융상장회사의 환차손규모는 2조5백20억원에 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 통화.금리 =환율변동자체는 통화량이나 금리수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그러나 중앙은행이 원화를 대가로 달러화를 매입하거나 통화증발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공개시장조작을 수행할 경우 통화량이나 금리는 당연히
영향을 받게 된다.

특히 환율상승기대가 강하게 형성돼 있을 때는 달러보유심리가 확산될
것이고 결과적으로 원화자금사정이 경색됨으로써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 조일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