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형 <서울대 교수 / 경영학>

일본의 히타치는 중전기 사업을 모체로 발전하여 일본 1위의 종합전기
메이커로 성장했으며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전기기 전분야에서
세계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중전기사업의 역사는 짧으나 최근 발전설비 제작 공장을
완공하는 등 종합중전기기 업체로서는 우리나라에서 최대의 업체로
성장하고 있다.

히타치는 오랜 기간 축적한 기술역량을 토대로 발전설비 송배전,
산업용기기 등 중전기의 거의 모든 부문에서 세계최고수준에 도달해 있으며
96년 현재 약 87억달러의 매출이 예상되고 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우리나라의 대표적 중전기기 업체로서 24년의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96년 약 7억달러의 매출과 더불어 국내 발전사업 진출과
자체터빈공장 완공으로 매년 성장세가 대폭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93년 5백kv용 초고압변압기 수출, 1천kv용 철탑수출
등 중전기기분야에서 고급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이 이루어져 10년이내에
선진국 기업들과 같은 수준으로의 접근이 예상된다.

범용제품인 1백54kv용 변압기 차단기 등이 동남아 지역에 수출되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발전플랜트수출의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사업전략의 측면을 보면 히티치는 92년 단행된 "8.21 리스트럭처링"계획에
따라 가전 및 정보통신 부문은 사업부제를, 중전기부문은 공장 이익센터제를
계속 유지한다는 2원적 경영전략을 펴고있다.

또한 전력사업을 중심으로 안정적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챌린치
430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는 과거 수동적인 수주형식에서 벗어나 전력회사의 시스템 사양을
앞서 제시함으로써 수주를 획득하는 적극적 전략이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영업전략의 측면에서는 기술도입과 기술제휴를
강화하여 첨단제품에 대한 영업능력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생산전략에서는 자재조립공정에서 설비자동화를 통한 원가절감과
외주협력업체 확충으로 전문화와 추가생산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이다.

기술개발전략 측면에서는 선진업체와의 제휴로 자체기술수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향상시키고 기술도입제품의 국산화와 주변장치의 개발을 통해
신제품창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대중공업의 당면 전략방향을 보면 첫째,발전설비산업에 참여함으로써
터빈 및 대형 발전기 공장을 증설한다.

둘째, 7백65kv급 송변전 설비사업에 참여하여 동 설비들을 개발한다.

셋째, 전력전자사업을 확대하여 신수요에 대비하고,제어시스템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넷째, 21세기의 경쟁력 열위제품을 하청 또는 해외이전하여 경쟁력을
향상시킨다.

중전기 산업부문에서 히타치와 현대중공업의 비교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은 먼저 현대중공업은 대형 터빈발전기 공장을 완성하고 전력사업에
참여함으로써 중전기기 종합메이커로 성장할 수있는 가능성을 높이고있다.

두번째로, 범용제품 생산보다는 첨단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주력하여
제품의 국제경쟁력을 확보하는 기술차별화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세번째로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여 자체기술력의 확보를 통해
개방화에 대처해야 한다.

네번째는 기업의 글로벌화의 측면으로 첨단기술의 이전기피와 기술개발
투자의 위험부담에 대응하여 공동기술개발 및 전략적 기술제휴의 추진이
요구된다.

다섯번째는 제품의 경쟁력 향상의 필요성으로 우리나라 제품은 현재
대부분 범용기기 생산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중국 싱가포르 등 개도국에
비용우위를 빼앗기는 추세이므로 공장자동화 공정개선 품질향상 등으로
경쟁력을 갖추어야만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