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캠퍼스에서도 모터쇼가 열린다"

지난 5월 봄축제가 한창인 한양대 캠퍼스안에서는 이색 모터쇼가 열려
주위 학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대학 자동차공학과 학생들이 2년여에 걸쳐 만든 자동차를 선보인
"행당모터쇼"가 그것.

처음에는 "대학에 웬 모터쇼, 수준은 보나마나지"라는 반응이었다.

이 행사에 출품된 자동차들의 이름부터가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말초신경" "비명횡사" "I''ll be back" 등.

그러나 이 차들이 실제 시속 2km에 가까운 속도로 운행되는 순간 주위
사람들의 의심의 눈초리는 금새 놀라움으로 변했다.

"자동차가 단지 좋아서만은 아닙니다.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일종의 의무감에서 차를 연구하고
실제로 제작도 해보는 것입니다.

아직은 보잘것 없는 수준이지만 언젠가는 한국 자동차산업의 발전에 튼튼한
밑거름 역할을 충분히 해낼 거라 자신합니다"

한국 자동차의 미래 주역을 꿈꾸는 이들이 모여있는 HAST(한양대 자동차
연구회).

지난 93년 자동차공학과 학술부를 모태로 만들어진 이 모임은 지금은 회원이
30여명에 이를 정도로 많은 학생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기계공학의 꽃이라 할수 있는 자동차공학의 연구와 자동차 전반에 관한
이해를 주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자동차를 이해하는데 필수적인 디지털 이론이나 컴퓨터 프로그래밍
학습도 중요한 과제죠"

이 모임의 회장을 맡고 있는 조항준씨(21.기계공학부 2년)는 당장 차를
만들어 "폼"을 잡는 것보다 자동차의 기본적인 구조부터 하나하나 공부해
나가는 것이 HAST의 임무라고 말한다.

그래서 HAST는 매주 한차례씩 자동차공학을 주제로 공동연구 결과를 발표
하는 학술 세미나 자리를 갖는다.

또 평소 실습시간이 부족한 점을 감안해 방학중에 집중적인 연구와 제작
과정을 거친다.

여름방학에는 주로 자동차의 구조와 관련된 이론적인 학습에 치중하고
겨울방학에는 실제 차를 제작해본다.

지금까지 만든 세대의 차는 제작비 부족으로 제대로 된 성능을 갖출수
없었지만 HAST는 언젠가는 제대로 된 멋진 차를 만들 포부를 갖고 있다.

그때가 언제 될 지 모르지만 회장인 조항준씨는 "자동차에 대한 열정만
계속 가져간다면 그 시기는 불과 몇년 안으로 앞당길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 정종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