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정유는 요즘 한창 조직개편 작업에 바쁘다.

연말까지 완결짓는 것을 목표로 판매자회사의 합병 절차를 진행하고
있어서다.

양사의 중복 부문 잉여인력의 배치문제가 특히 골칫거리다.

본사에서 판매자회사로 전보할 인원을 추리는 작업도 쉬운 일이 아니다.

한화에너지도 사정이 비슷하다.

본사 영업부문을 판매회사인 한화에너지프라자로 이관하는 작업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들 두 회사가 벌이고 있는 작업의 핵심은 생산과 판매의 2원화.

본사는 생산에만 전념하고 판매와 영업은 별도 회사가 맡아 전문성을
높이려는 작업이다.

정유업계가 유가자유화 이후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에 대비, 영업부문
강화를 골자로 한 조직개편에 잇달아 나서고 있다.

관리직 사원들을 영업직으로 전진 배치하는 동시에 관리직과 영업직의
순화보직시스템을 구축, 전사적인 영업마인드 높이기에 힘을 쏟고 있다.

정유사들의 조직개편 방향은 크게 보아 생산과 판매회사의 완전 분리와
영업부문 강화등 2가지로 요약된다.

생산과 판매회사의 분리는 선진형 사업조직을 구축하기 위한 것.

특히 LG와 한화의 경우는 이를 통해 유휴인력의 정비등 조직슬림화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LG정유는 그동안 별도법인으로 운영돼온 LG정유판매와 LG정유유통을
한회사로 통합하고 본사의 영업부문인력을 이 통합판매사로 보내 생산과
판매를 완전히 분리하기로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유가자유화와 정유업 개방에 대비해 영업부문의 경쟁력
을 강화하기 위해 판매자회사를 통합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생산과 영업의 성과를 철저히 분리.분석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영업부문의 통합을 통해 같은 거래처에 LG정유와 관계사 영업사원이 3명
이상 겹쳐 출입하는 낭비요인을 줄이는 효과등 기본적인 절감효과에서부터
전사적인 영업마인드를 높이는 체질개선효과까지 LG는 기대하고 있다.

한화에너지도 본사에 있는 영업부문을 한화에너지프라자로 완전히 이관키로
한데 대해 중복되는 부분을 없애고 명실상부한 책임제를 정착시켜 영업부문
의 인당생산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생산과 판매의 완전 분리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현대정유는 이에 앞서 지난해 5월 판매자회사인 세일석유와 영진석유를
합병해 현대정유판매를 설립했고 올 1월에는 본사의 영업조직을 모두
현대정유판매로 이관했다.

유공과 쌍용은 영업부문 강화를 골자로한 조직정비작업을 벌이고 있다.

유공의 경우는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올들어서만 2,500명의
마케팅인력에 대한 집중적인 교육을 실시했다.

유공은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 국내 최초로 마케팅전문 연구기관인 마케팅
개발원을 세우고 올해부터 매년 100회씩 영업사원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교육을 실시키로 했다.

여기에는 주유소의 주유원, 소장부터 판매 대리점 및 유공 본사 마케팅
부서의 관리자까지 모든 마케팅 관련 인력이 포함된다.

단순히 고객응대법이나 계약따내기 수준이 아니라고객을 대하는 마음가짐
부터 바꾸어 가도록 교육하고 있다는게 이 회사의 설명이다.

인적서비스의 강화로 경쟁시대를 대비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밖에 쌍용정유는 주로 해외영업을 강화하면서 수익성 높은 사업의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일본 등 선진국의 경우 본사는 생산에만 전념하고
판매는 전문판매사가 맡는 방식으로 완전 이원화돼 있다며 국내에서도 이런
추세는 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