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연강홀에서 열린 두산그룹 회장 이.취임식에서 그룹기를
동생인 박용오 회장에게 전달한 박용곤 전회장(명예회장)은 인사말에서
"14년 동안의 그룹 운영기간은 고통과 번뇌의 시간이었다"고 술회.

박 명예회장은 특히 "과거 1~2년 동안 심한 홍역을 앓았고 사업구조조정
과정에서도 시련과 난관의 연속이었다"면서 사업조정과 맥주사업이 직면한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마음고생이 심했음을 토로.

그러나 "이제 근대기업의 효시인 두산그룹은 창업2세기의 출발점에 서
있고 새로운 세기의 설계와 운영은 박용오회장이 맡겠됐다"면서 그룹
임직원의 협조를 당부.

박 명예회장의 퇴임인사는 말을 아끼는 평소의 그답게 5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으나 그룹의 "거인"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는 사실때문인지
행사장은 한동안 숙연한 분위기에 휩싸이기도.

<>.이어 취임사를 위해 단상에 오른 박용오회장은 서두에서 "창업
2세기가 시작되는 97년을 눈앞에 두고 회장으로 취임하게 돼 무엇보다
막중한 사명감과 무거운책임감을 느낀다"고 강조.

박회장은 간밤에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한듯 눈에 피곤기가 배어있는
모습이었으나 취임사 곳곳에서 "공격경영", "도전", "조직분위기 쇄신"등의
강한 용어를 구사하며 나름대로의 그룹 운영 방향을 제시.

특히 "그동안 일련의 경영혁신 노력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불식되지 못한
보수적이고 안일한 기업풍토를 도전적이고 공격적인 분위기로 쇄신하겠다"고
선언해 두산그룹의 조직과 인사에서 앞으로 상당한 변화의 바람이 몰아칠
것임을 예고.

한편 이날 회장 이.취임식은 개회사와 박명예회장의 경영활동상 비디오
상영, 명예회장 인사말, 기념품및 꽃다발 증정, 그룹기 전달, 신임회장
취임사 등의 순으로 진행.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