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김종필 총재가 4일 대통령에 당선되면 임기종료 전에 내각제 개헌을
마무리짓고 내각제 하에서는 대통령이나 총리를 맡지 않을 것임을 밝혀
주목된다.

김총재는 이날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정책토론회에
참석, "집(내각제)을 지은 뒤에는 집을 지은 사람이 살지 않는 법"이라고
말했다.

김총재는 또 "대통령에 당선되면 15대국회 임기가 끝나기 직전에 내각제
개헌을 하고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것"이라며 대통령당선-15대국회 중 내각제
개헌-16대총선 등 자신이 구상하고 있는 정치 일정을 제시했다.

김총재는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가 16대국회 중 개헌을 주장하고 있는 점을
의식한듯 "16대에 가면 개헌은 권한밖의 사항이 되므로 15대에 해야 한다"며
15대국회 중 개헌을 거듭 강조했다.

김총재는 이날 어느 때보다 후보단일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김총재는 "야권 후보단일화가 87년 대선 때보다 내년에 더 절실한 문제가
될 것"이라며 "야권 후보단일화를 하면 꼭 이기지만 그렇지 않으면 패배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총재는 이와 관련, "민주화를 주도한 사람, 민주화 추진에 같이한 사람,
민주화의 토양을 만든 사람들이 모두 국가장래를 위해 일해왔다"며 "내각제와
나라의 장래를 위해서라면 민주화 주도세력과 개발주도세력이 손잡고 일할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후보단일화 가능성과 관련, 김총재는 "국민회의와는 (내각제 개헌)시기에서
괴리가 있지만 국민회의가 내각제를 인정한 것이므로 앞으로 좁혀 들어가는
일을 해야 하고 이것이 정치하는 사람의 기능이나 능력이다"고 말해 앞으로
단일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일 것임을 시사했다.

김총재는 그러나 단일후보의 조건으로 "당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어야
한다"며 자신으로의 단일화를 은근히 주장했다.

김총재는 <>노동법 개정 정부안 반대 <>안기부법 개정전 경찰대 공기능
강화 <>인사청문회 도입 등의 입장을 밝히는 한편 노태우 전대통령의 20억원
제공설, 80년 신군부 환수재산에 대한 반환소송 가능성 등을 일축했다.

김총재는 조만간 국민회의 고위당직자들과 골프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 허귀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