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계의 왜구격파를 기념한 황산대첩비등 고려와 조선조의 왜구전투관련
기념비를 파괴토록 명한 조선총독부 공문서가 2일 공개됐다.

국립중앙박물관 (관장 정량모)은 조선총독부 학무국장이 각도 경무국장
에게 내려보낸 1943년 11월24일자 고적처리 관련공문서의 원본 및 사본을
발표했다.

"유림의 숙정및 반시국적 고적 철거에 관한 건"이라는 제목의 이 문서는
황산대첩비의 경우 학술상 보존할 필요가 있으나 국민 사상통일에 지장이
있는 만큼 없애야 하니 이번 기회에 철거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날 조선총독부 학무국이 43년 10월14일 경무국으로
보낸 "현존유사비일람표"도 공개했다.

이 표에는 <>고양 행주전승비 <>청주 조헌전장기적비 <>아산 이순신신도비
<>합천 해인사 사명대사석장비 <>김시민전성곡적비등 이미 없앴거나
철거대상으로 꼽은 20개의 비석이 명기돼 있다.

한편 문화재관리국은 3일 오전 9시30분 국립민속박물관 강당에서 일제의
문화재수탈을 조명하는 "일제의 문화재정책 재평가 세미나"를 연다.

< 오춘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