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분석과 향후 전망을 둘러싸고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현격한 시각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28일 성장률이 계속 떨어지고 이같은 저성장국면이
장기화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통계청은 곧바로(29일) 10월중 산업생산이
호조를 보였다는 상반된 자료를 내놓았다.

통계청은 이날 "10월중 산업활동동향"을 통해 자동차 사무회계용기계
화학제품의 수출증가및 내수호전으로 10월중 산업생산이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10.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증가율은 올 상반기(7.9%)와 3.4분기(8.0%)를 웃도는 높은 수준이다.

생산증가와 함께 출하도 호조를 보였고 이에따라 재고는 올 1월이후 처음
으로 전월보다 0.2%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이후 6%대에 머물렀던 도소매판매 증가율도 백화점정기세일
자동차내수호조등으로 7.6%로 신장됐다.

2개월동안 급격히 둔화되던 내수용소비재출하도 회복돼 6.2% 증가했다.

향후 생산에 3개월정도 선행하는 국내기계수주는 민간건설및 운수업의
발주증가로 14.4% 증가했으며 생산증가로 직결되는 기계류수입승인도 35.7%
늘었다.

특히 현재 경기의 상승 또는 하락상태를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
변동치는 103.3으로 0.4% 증가, 2개월째 상승하고 있다.

통계청은 이같은 조사결과를 토대로 경기저점이 임박했다고 분석하면서
늦어도 내년도 상반기에는 경기가 바닥을 치고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올들어 경기가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있으며 당초 예상
보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돼 내년 3분기이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급격한 경기침체는 없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일치하지만
통계청이 훨씬 낙관적인 입장이다.

산업생산증가에 대한 분석에서도 견해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은 산업생산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반도체 철강 자동차등 장치
산업에서의 생산조절이 지연되고 있는 결과로 보고 있다.

통계청은 지난해 설비증설의 여파가 생산증가에 기여했다는 점은 인정
하면서도 철강의 경우처럼 국제시장에서의 수요회복조짐이 반영된 부분도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산업생산증가가 곧바로 근본적인 경기회복은 아니지만 경기회복의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3.4분기 조사결과 GDP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출주력상품의
재고가 누적돼 성장의 질이 좋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통계청은 10월들어 반도체와 철강에서 지난해 상반기이후
재고율지수가 전월대비 감소세로 돌아서 재고조정이 시작됐다며 이같은
재고조정이 전산업으로 확대되면 경기바닥이 멀지 않았다는 신호가 된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한국은행의 팽동준 조사2부장은 "재고조정이 "시작조짐"을
보이고 있는 단계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양측이 이처럼 대조적인 분석을 하고 있는데 대해 재정경제원의 한
관계자는 근본적으로 제조업 광업 전기가스업을 대상으로 한 산업활동동향
과 전산업을 대상으로 한 GDP를 직접 비교하기 어려우며 조사시점에도 다소
차이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할것이라고 말했다.

< 김성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