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9일자) 김대통령의 8박9일 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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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대통령은 필리핀에서의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참석과
베트남및 말레이시아 국빈방문을 마치고 어제 귀국했다.
그 성과에 앞서 미국등 3국과의 마닐라 연쇄회담등 정상회담만 다섯차례.
거기 APEC회원국 지도자들과의 만남을 감안하면 지난 8박9일은 실로
분주한 외겨 일정이었다고 할것이다.
어제 입국한 세디요 멕시코대통령과의 대좌까지 기다리고 있음에
정상외교의 역할증대를 새삼 실감케 된다.
이는 세계화 그 자체를 가리키는 것이지만 항공술의 지속개량, 세계
다자기구의 증가등 여러 요인이 이면에 작용할 것이다.
정상 직접대화는 많은 중간단계를 생략함으로써 시간 노력의 절약,
의사전달과정의 왜곡 배제등 여러 이점이 있어 단점을 능가한다.
김대통령의 이번 동남아 출장외교 성과 역시 정상 채널에만 의존했다면
오랜 시일을 요할 난제,최고 결정권자들의 대좌가 아니면 속결되기 힘든
성질이 아닐수 없다.
물론 정상회담이 임기웅변이나 소신에만 의존,보좌진의 준비가
소홀하다면 일을 오히려 그르칠 수도 있다.
거듭되는 수정제의에 훈령에만 의존하는 외교형식을 정상이 현장결정을
내리는 방식으로 전환하기 위해선 장기안목의 기본전략을 대전제로
합리적이고 융통성있는 단기전술이 아울러 준비돼야 한다.
이번 그 대표적인 의제가 잠수함 이후 대북한 공조를 주제로 한
김-클린턴 회담 아닌가.
시인 사과와 접촉 재개 사이의 선후를 둘러싼 한미간의 팽팽하던대립에서
양자택일 또는 타협점을 찾는 담판은 정상 아니고는 할 수 없다.
24일 공동발표문에 [4자회담 우선]과 사과 아닌 ''수락할 수 있는 조치''란
표현이 나왔을 때 국내의 반응은 당혹했다.
일관하던 선사과 후접촉재개의 정부노선이 미국측의 대화우선에 밀렸다는
경악과 무력감이 동시에 감돌았다.
그러나 콸라룸푸르 회견서의 김대통령의 설명으로 혼선이 정리된 것같아
다행이다.
''수락할 수 있는...''이란 표현은 한국민이 납득할 사과와 재발방지를
뜻함을 분명히 했을뿐 아니라 대통령 자신이 이 부분을 단호히 재선언했다.
다만 불분명한 부분,즉 클린턴도 회담에서 그런 김대통령에 전적으로
동의했다고 했으면서 구태여 발표문에 [4자회담 우선]을 쓴 뜻은 무엇인가.
김대통령 설명 가운데 ''북측이 4자회담에 먼저 나와 사과부터 하면
되나''는 부분이 그 해답이라 볼 수 있다.
사과없이도 북이 4자회담에 응하면 대좌하되 다만 회담 벽두에도 사과가
없으면 "안된다"는 완곡한 뜻이 어림된다.
문제는 북한의 상투수법인 화전 양면전술을 항상 망각하는데서 번번히
이런 혼란과 마찰이 발생하는 것이다.
필립핀 APEC회의를 볼때 여기도 양면성이 감돌기 시작했다.
공동체 정신의 중진 선언, 무역-투자 자유화의 97년 실행개시는 괄복할
진전이다.
그러나 첨단제품 관세의 2000년 폐지를 가리키는 정보기술협정(ITA)
제의처럼 선-후진국간의 힘겨루기가 시동을 건 셈이다.
과거가 있는 베트남, 맹주야심의 말레시아에서 기대이상 경협의
길을 다진 것이야 말로 외교의 알맹이 성과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9일자).
베트남및 말레이시아 국빈방문을 마치고 어제 귀국했다.
그 성과에 앞서 미국등 3국과의 마닐라 연쇄회담등 정상회담만 다섯차례.
거기 APEC회원국 지도자들과의 만남을 감안하면 지난 8박9일은 실로
분주한 외겨 일정이었다고 할것이다.
어제 입국한 세디요 멕시코대통령과의 대좌까지 기다리고 있음에
정상외교의 역할증대를 새삼 실감케 된다.
이는 세계화 그 자체를 가리키는 것이지만 항공술의 지속개량, 세계
다자기구의 증가등 여러 요인이 이면에 작용할 것이다.
정상 직접대화는 많은 중간단계를 생략함으로써 시간 노력의 절약,
의사전달과정의 왜곡 배제등 여러 이점이 있어 단점을 능가한다.
김대통령의 이번 동남아 출장외교 성과 역시 정상 채널에만 의존했다면
오랜 시일을 요할 난제,최고 결정권자들의 대좌가 아니면 속결되기 힘든
성질이 아닐수 없다.
물론 정상회담이 임기웅변이나 소신에만 의존,보좌진의 준비가
소홀하다면 일을 오히려 그르칠 수도 있다.
거듭되는 수정제의에 훈령에만 의존하는 외교형식을 정상이 현장결정을
내리는 방식으로 전환하기 위해선 장기안목의 기본전략을 대전제로
합리적이고 융통성있는 단기전술이 아울러 준비돼야 한다.
이번 그 대표적인 의제가 잠수함 이후 대북한 공조를 주제로 한
김-클린턴 회담 아닌가.
시인 사과와 접촉 재개 사이의 선후를 둘러싼 한미간의 팽팽하던대립에서
양자택일 또는 타협점을 찾는 담판은 정상 아니고는 할 수 없다.
24일 공동발표문에 [4자회담 우선]과 사과 아닌 ''수락할 수 있는 조치''란
표현이 나왔을 때 국내의 반응은 당혹했다.
일관하던 선사과 후접촉재개의 정부노선이 미국측의 대화우선에 밀렸다는
경악과 무력감이 동시에 감돌았다.
그러나 콸라룸푸르 회견서의 김대통령의 설명으로 혼선이 정리된 것같아
다행이다.
''수락할 수 있는...''이란 표현은 한국민이 납득할 사과와 재발방지를
뜻함을 분명히 했을뿐 아니라 대통령 자신이 이 부분을 단호히 재선언했다.
다만 불분명한 부분,즉 클린턴도 회담에서 그런 김대통령에 전적으로
동의했다고 했으면서 구태여 발표문에 [4자회담 우선]을 쓴 뜻은 무엇인가.
김대통령 설명 가운데 ''북측이 4자회담에 먼저 나와 사과부터 하면
되나''는 부분이 그 해답이라 볼 수 있다.
사과없이도 북이 4자회담에 응하면 대좌하되 다만 회담 벽두에도 사과가
없으면 "안된다"는 완곡한 뜻이 어림된다.
문제는 북한의 상투수법인 화전 양면전술을 항상 망각하는데서 번번히
이런 혼란과 마찰이 발생하는 것이다.
필립핀 APEC회의를 볼때 여기도 양면성이 감돌기 시작했다.
공동체 정신의 중진 선언, 무역-투자 자유화의 97년 실행개시는 괄복할
진전이다.
그러나 첨단제품 관세의 2000년 폐지를 가리키는 정보기술협정(ITA)
제의처럼 선-후진국간의 힘겨루기가 시동을 건 셈이다.
과거가 있는 베트남, 맹주야심의 말레시아에서 기대이상 경협의
길을 다진 것이야 말로 외교의 알맹이 성과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