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한파에도 실업률은 끄덕없다.

이상한 일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올 3.4분기 실업률 1.8%는 완전고용에 가까운 수준이다.

2.4분기보다 오히려 떨어졌다.

직장을 못구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대졸여성의 경우도 실업률은 4.7%에
불과하다.

실업률이 경기에 후행한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일반인들이 느끼는 체감
실업률과 지표상 실업률은 현격한 차이가 있다.

이는 "1주일동안 1시간이상 일한 사람"을 모두 취업자로 분류하는 통계
작성방법상의 허점 때문이라는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이방법은 국제노동기구(ILO)가 권장하는 방법으로 미국 일본 대만등도
같은 방법을 쓰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7가지의 별도 통계기준을 갖고 미비점을 보완한다.

유럽국가들의 경우엔 실업수당을 신청한 사람을 실업자로 분류한다.

반면에 우리는 실업보험제도가 발달되지 않은 관계로 실질적인 실업자가
가족이 하고 있는 농사일이나 자영업을 도와주면서 실업자통계에서 제외돼
버린다.

직장을 구하다 포기하고 "시집이나 가버리자"고 집에 들어앉아도 실업자가
아니다.

구직활동을 않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완전고용상태로 세계최저수준인 우리나라의 실업률은 한마디로
"한국적 실업률"이라 할 수 있다.

< 김성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