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혈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대우자동차는 21일 프린스에 대해 24개월 무이자 할부판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대우는 이와함께 씨에로 에스페로는 70만원씩 할인해 판매하기로 했다.
그러나 티코와 신차인 라노스의 판매조건은 완화하지 않기로 했다.
대우에 앞서 현대자동차는 20일부터 그랜저 다이너스티를 제외한 승용차
전차종에 대해 24개월 무이자 할부판매를 시작했으며 기아자동차는 지난
1일부터 프라이드를 제외한 전차종을 12~24개월 무이자로 판매하고 있다.
승용차 3사가 경쟁적으로 무이자 할부판매에 나서고 있는 것은 경기
침체로 자동차 내수판매가 극도의 부진을 보이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늘어나는 재고부담을 덜기 위해 다양한 판촉 전략을
구사해 왔으나 판매가 호전될 분위기가 아니다"며 이에따라 "공장의 조업
단축을 막기 위해서라도 무이자 할부판매라는 "극약 처방"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24개월 무이자 할부로 자동차를 판매할 경우 대당 평균 1백만원
이상 할인해 판매하는 것과 같다"며 "업계의 채산성 악화는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현대자동차는 선수금을 25%만 받고 마르샤 1대를 24개월 무이자 할부로
판매할 경우 정상가보다 1백85만원 싸게 판매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엑센트 아반떼 쏘나타도 1대 팔때마다 85만원에서 1백50만원씩 손해를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현상은 기아 대우도 마찬가지로 특히 중형차 선수율을 15%까지
낮춘 업체들은 대당 무려 2백만원이 넘는 손해를 보고 있다.
업계는 지난 93년말에도 경쟁적으로 무이자 할부판매에 나서 이에 대한
이자부담이 이후 2년간 경영난의 주원인으로 작용했었다.
< 김정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