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들이 쓴 세계 기행문 시리즈가 나왔다.

도서출판 학고재 (대표 우찬규)가 기획한 11권짜리 "세계 문화예술
기행"중 1차분 3권이 출간된 것.

1차분은 소설가 김영현씨의 "서역의 달은 서쪽으로 흘러간다" (실크로드),
시인 김혜순씨의 "들끓는 사랑" (스페인), 소설가 최수철씨의 "사막에
묻힌 태양" (이집트).

이어서 소설가 박완서씨의 티베트.네팔 기행기와 시인 곽재구씨의 터키.
중앙아시아, 시인 황지우씨의 이탈리아, 시인 김승희씨의 마야, 소설가
임철우씨의 아일랜드, 소설가 이인화씨의 몽골, 문학평론가 김명인씨의
독일, 소설가 고종석씨의 프랑스 기행기가 간행될 예정이다.

이 시리즈는 단순한 여행담을 넘어 그 지역의 문화예술적 특징을 작가
특유의 감수성으로 그려낸 것.

여행중에 발견한 역사의 뒷얘기나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의 삶, 그들의
예술에 대한 긍지 등이 현장사진과 개성적인 문체에 담겨 있다.

김영현씨의 "서역의 달은 서쪽으로 흘러간다"는 중국 칭다오를 거쳐
천년고도 시안, 허시후이랑, 타클라마칸사막, 둔황, 투루판, 신쟝,
톈산으로 이어지는 길의 여정을 그린 것.

역사속에 명멸한 기마민족왕국과 거대한 무덤으로 남은 제국의 황제들을
통해 실크로드의 의미를 되새겼다.

김혜순씨의 "들끓는 사랑"에는 정열의 나라 스페인의 역동적인 모습이
그려져 있다.

돈키호테와 가우디, 플라멩고와 고야, 알함브라궁전과 세고비아를 통해
"유럽속의 또다른 유럽"의 문화적 전통이 잘 묘사돼 있다.

최수철씨의 "사막에 묻힌 태양"에는 이집트의 역사와 고대유적의
아름다움이 펼쳐져 있다.

고대 이집트인들이 피라미드를 "하늘에 오르는 성스러운 계단 혹은
무한한 삶으로 들어가는 영겁의 문"으로 파악하게 된 배경이 무엇인지
등을 돌아봤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