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매수 합병(M&A)시장에 신용금고가 대거 매물로 나오고 있다.

또 이를 노린 중견기업과 금융기관의 발걸음도 빨라져 올들어서만도 9개사의
대주주가 바뀌는 등 신용금고 인수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금융 산업 개편을 앞두고 정부의 규제가 느슨한 금고업계에서부터 지각변동
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19일 금고업계에 따르면 지난 92년까지만 해도 부실금고를 중심으로 한해에
2~3개 금고의 주인이 바뀌었으나 93년에 7건 94년 13건 95년 8건 등으로 크게
늘어나고 있다.

올들어서는 지난 5일 청주동양 금고가 지역상공인 컨소시엄에 넘어간 것을
비롯 이미 8개사의 경영권이 이전됐고 현재 경영권 이전 협상이 진행중이거나
M&A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금고만도 20~30개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금고 경영권 이전 사례가 늘어난 것은 금융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수익율이 낮아지면서 경영권 프리미엄이 크게 낮아진 것도 한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서는 계열 금융기관이 없는 중견 그룹들과 금융기관들의 금고
인수가 크게 늘어나 지난 94년 이후 대주주가 변경된 30개 금고중 일반법인
으로 넘어간 것이 15개사 금융기관으로 넘어간 것이 11개사에 달해 개인에서
개인으로 경영권이 넘어가던 종래와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최근들어 금고를 인수한 기업에는 거평그룹 한보그룹 우방그룹 등이 포함
되어 있고 한일은행 제일은행 등 시중은행들도 신용금고를 인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고업계 관계자들은 "일반 기업체들이 정부의 규제가 많은 제1금융권을
피해 신금업계를 집중적으로 노리고 있는 것같다"고 평가하고 "금융산업
개편 바람이 서민금융 분야에서 먼저 막을 올리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 정한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