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노조단체들이 가장 껄끄럽게 생각하는 기업은 유럽 최대 자동차업체인
독일의 폴크스바겐사다.

돈키호테식으로 밀어 붙이며 해마다 고용조건을 하나씩 개선, 기존의 유럽
노사관행에 대변혁을 주도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유럽에 "주4일 근무제"를 확산시킨 주역이다.

이 제도는 근로자들이 주4일 근무하고 임금도 4일치만 받아야 된다는
것이다.

근무시간이 단축된다는 점에서 그럴듯하게 들릴지는 모르나 종업원은 실질
소득이 줄어드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폴크스바겐이 지난 93년 노조측에 이 안을 던졌을때 근로자들의 반발은
상당했다.

그러나 경영자측은 이 안을 제시하며 종업원들의 대량해고를 방지하겠다고
약속, 노조를 설득하는데 성공했다.

지난해는 "휴일 근무수당의 폐지"를 노사단체 협상안으로 내걸어 유럽
경제계를 떠들썩 하게했다.

이 회사는 토요일 근무(유럽은 휴일)를 평일 근무로 간주, 휴일특별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대신 97년말까지 근로자들의 직장을 보장하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근로자들은 서독지역 6개 생산공장을 중심으로 반대시위를 벌여 한때
조업이 중단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막후협상 끝에 폴크스바겐은 또 다시 상당한 수확을 얻어냈다.

직장 보장과 2.5%의 임금 인상을 보장하는 대신 토요일및 잔업근무수당을
현행 50%에서 30%으로 삭감했다.

시간당 휴식시간도 5분에서 2.5분으로 내렸다.

또 주당 근무시간을 28.8시간에서 38.8시간으로 늘려 주문이 몰리는 기간은
근로자들의 근무시간을 연장시킬수 있는 길도 터놨다.

이른바 근무시간변동제(연간 근무시간제)를 도입한 것이다.

폴크스바겐의 고용조건개선 작업에 대한 노조측의 눈길이 고울리 없다.

그러나 고용주들은 이 회사의 노력이 독일의 경직된 노동시장을 보다
유연하게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갈채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