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로 작동되는 사상최초의 휴대용 DNA(디옥시리보 핵산) 검사기가
미국에서 개발, 불과 수분에서 십여분간의 짧은 시간내에 검사결과를 알게
함으로써 식품과 물 오염은 물론, 유해신원 확인 작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DNA 검사에 일대 혁명을 일으키게 됐다.

캘리포니아 소재 로런스리버모어국립연구소에서 개발된 이 휴대용 DNA
검사기는 군사용과 민간용으로 광범위하게 응용될 수 있으며, 원거리 지방의
식품과 물의오염 검사로부터 전장의 유해 신원 확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검사에 혁명을 일으키게 되었다고 연구진이 11일 밝혔다.

연구진은 이 DNA 검사기가 의료용으로도 이용될 수 있다면서 에이즈(후천성
면역결핍증) 바이러스(HIV)를 20분 미만에 사람 피에서 찾아내는 실험에
이용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DNA 검사기는 또한 전염병과 암 진단으로부터 농산물 병충해 검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이용될 수 있다.

군사의료검사관실 부책임자이며 병리연구소 DNA국 프로그램 감독관인 빅터
위든중령은 "휴대용 DNA 검사기 개발은 세계에서 처음이며, 혁명적 발전"
이라고 말했다.

위든 중령은 유해의 신원 확인을 위해 전 세계를 돌아다녔으며 러시아
혁명 당시 처형된 니콜라스 황제 유해와 유고슬라비아에서 탑승기가 추락해
사망한 론 브라운 전미상무장관의 일행중 일부 인사의 유해 신원도 확인하는
작업을 벌였다.

위든 중령은 "이번에 개발된 DNA 검사기가 가장 빠르고 민감한 방법으로
DNA 검사를 할 수 있게 해준다"고 말하고 검사 대상 미립자의 정량을 측정할
수 있을 뿐만아니라 신원 확인도 할 수 있게 해주며 또한 어떠한 DNA 검사
에도 응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의 한 사람인 롭 힐스 박사는 마이크로칩을 이용한 기술로 이 DNA
검사기는 오염된 식품과 물, 그리고 전장의 유해와 병원성 박테리아를
신속히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3일자).